日 산케이 "체포 여성 복장한 '여장남성 北공작원 추정인물' 목격 정보"
"김정남, 화장실로 이물질 씻으러 갔다가 진범에 당했을 가능성도"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 여성 2명의 어설픈 행동으로 인해 진짜 살해범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고 산케이신문이 17일 전했다.
김정인 피살사건은 북한측의 치밀한 '양동작전'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여성 용의자 2명은 진범을 숨기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주장이다.
신문은 현지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경찰이 살해 현장인 쿠알라룸푸르공항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을 체포했지만, 이들은 북한 공작원의 방식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국적 실행범의 배후에는 북한에 의한 용의주도한 '양동작전'이 있었고, 체포된 두 사람은 실제 범인을 숨기기 위한 '더미(dummy)'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범행이 "외국의 첩보원에 의한 것으로 믿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는 말레이시아 경찰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이 간부는 체포된 여자 용의자 2명 이외의 사람이 가담한 것이 "분명하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 16일 체포된 인도네시아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모르는 남자로부터 100달러를 줄 테니 장난치는 동영상에 출연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몇차례 예행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또 지난 15일 체포된 베트남 여권 소지 여성은 범행 후 공항에 다시 나타났다가 덜미를 잡혔다. 북한 간부 출신의 인사는 "북한 공작원이라면 도피하던가 자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이 여성이 입고 다닌 티셔츠도 공작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영어로 '크게 웃는다'는 뜻의 'LOL(laugh out loudly)'이라는 글이 쓰인 티셔츠와 미니스커트는 다른 사람의 눈에 쉽게 띄기 때문이다.
산케이는 그러면서 범행 현장에 이 여성과 닮은 복장의 '여장 남성'을 한 북한 공작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목격됐다는 정보가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신문은 "김정남은 두 여성의 습격을 받은 뒤엔 평소처럼 화장실에 갔지만 갑자기 몸상태가 악화해 공항 안내카운터로 달려갔다는 정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얼굴에 뿌린 이물질을 씻어내려 화장실로 갔다가 프로 킬러인 진범으로부터 독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행방불명된 남성 4명을 포함해 진범의 존재 가능성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북한 공작원출신 인사들도 이번 암살을 '초보의 범행'으로 본다"며 "북한이 저지른 것은 분명하지만, 북한이 이(허술하게 범행할) 정도로 초조한 상태이거나, 북한 조직이 약해졌던가 둘 중의 하나"라는 그들의 발언을 전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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