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원으로 입당…호칭은 "전(前) 대표로 해달라"
입당식날 이재용 구속 대형뉴스에 '손학규 징크스' 회자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17일 입당 이후 행보에 대해 "당에서 정해주는 대로 지도부와 같이 국민의당의 정권교체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처럼 지도부의 행보에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에서 맡았던 것처럼 '고문' 직함을 갖는게 어떠냐는 의견도 한때 나왔지만, 손 전 대표가 이를 사양하면서 결국 평당원으로 입당하게 됐다. 고문이라는 직책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인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입당식을 몇 시간 앞둔 새벽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손 전 대표가 큰 정치적 결단을 행동에 옮기는 순간마다 공교롭게도 대형 사건이 터진다는 '손학규 징크스'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징크스의 시작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10월 손 전 대표가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하는 길에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듬해 1월 당시 야권 대선 주자였던 손 전 대표는 미래의 국가 생존전략으로 '21세기 광개토전략'을 공개했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범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도 선두였던 고건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리고 두 달 후인 3월 손 전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했지만, 당시 협상 막바지 단계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보름 후에 최종 타결되면서 손 전 대표의 탈당은 빛이 바랬다.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1년 11월에는 '대포폰·민간인 사찰'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검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지만, 바로 다음 날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하자 곧바로 농성을 중단하고 여의도로 복귀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가 지난해 10월 2년이 넘는 전남 강진 토굴 생활을 끝내고 정계에 복귀한 직후에도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하며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손 전 대표 측은 이날 입당으로 앞으로는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대신 '전(前) 대표'라는 호칭을 써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입당식에 앞서 박지원 대표 및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 등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세 사람 모두 '전 대표'로 통일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손 전 대표를 포함한 모두가 동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두 사람과 달리 손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아닌 통합민주당 및 민주당 대표 출신이라는 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라는 다소 어정쩡한 호칭이 된 셈이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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