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동백아가씨는 어디로 갔을까·식탐일기

입력 2017-02-17 18:05  

[신간] 동백아가씨는 어디로 갔을까·식탐일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동백아가씨는 어디로 갔을까 = '대중예술본색' '한국대중예술사, 신파성으로 읽다' '서태지와 꽃다지' 등 다양한 대중문화 연구서를 펴낸 문화평론가 이영미의 신작.

책은 박정희 시대(1961~1979년)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느낌으로 살았는지를 가요와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통해 살펴본다. 이는 박정희 시대에 대한 그동안의 인식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가령 드라마 '박서방'(1960)과 영화 '마부'(1961)에서는 자유 대신 근면·성실함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는 4·19 혁명 이전부터 형성된 민심의 일부였으며, 30~40대 청년 장교 출신들이 이끈 5·16 군사정권은 이러한 민심에 올라탔다고 책은 지적한다.

저자는 1964년 나온 이미자 노래 '동백아가씨'가 인기를 끌다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정부로부터 토사구팽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일본 엔카를 떠올리게 하는 '동백아가씨'는 일본 외상 앞에서 불릴 정도로 한일수교 분위기를 띄우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수교 추진에 대한 국내의 반발 여론이 예상보다 심각하자, 정부는 이 노래를 "반일감정의 먹잇감"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책은 '1970년대 대마초 사건이 없었더라면 한국 대중가요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을 것'이라는 대중가요 관계자들의 주장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청년문화 유행은 대도시 고학년 청년들에게 한정된 현상이었고, 대마초 사건으로 대표되는 정권의 여론몰이가 먹힌 것도 그 취향 바깥에 적잖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물과사상사. 400쪽. 1만8천 원.






▲ 식탐일기 = 파블로 피카소, 엘비스 프레슬리, 이사도라 덩컨, 마오쩌둥, 루쉰, 박완서 등 역사 속 유명인사들이 사랑했던 음식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

책은 이들에게 음식이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떠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고, 고통의 치유제였으며 삶의 가치관을 투영하는 대상이었음을 보여준다.

영국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은 홍차 마시는 시간을 즐겼다. 소설 '오만과 편견'은 오스틴이 홍차 한 잔을 즐기면서 나눈 사랑과 연애, 결혼에 대한 소소한 수다에서 힌트를 얻어 탄생했다.

음식 방송 프로그램만큼 요즘 넘쳐나는 음식 관련 서적으로 술술 읽힌다.

저자 정세진 씨는 2003년부터 3년간 '주간한국'에 '문화 속 음식기행'을 연재했던 기자 출신 작가다.

파피에. 272쪽. 1만6천 원.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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