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또 리우에서…'수고했어, 고마워!'
'포스트 손연재' 없어 유망주 발굴은 과제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2012년 런던올림픽, 또 4년 뒤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열연하며 '리듬체조 불모지'인 국내에 리듬체조를 알렸던 손연재(23·연세대)가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
손연재는 리우올림픽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라 밝혀왔지만 은퇴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다음 달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대회 출전 신청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18일 은퇴를 공식화했다.
손연재의 선수생활은 리듬체조 세부 종목에 대해서도 생소한 국내에서 '리듬체조 전도사'로 활약해온 과정이기도 했다.
6살에 리듬체조를 시작해 2010년 성인무대에 데뷔한 손연재는 그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동메달을 따며 두각을 나타냈다.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에서 훈련해온 손연재는 훈련비 충당 등을 위한 광고 출연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자력으로 런던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손연재는 '원조 리듬체조 요정' 신수지가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베이징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획득했을 때(17위)보다 높은 세계선수권 순위(11위)로 런던행 티켓을 확보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목표였던 '톱 10'을 뛰어넘어 개인종합 5위에 오르며 한국선수단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손연재는 이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손연재는 이때 자신이 좋아해서가 아닌,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운동한다는 회의감에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손연재는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는 월드컵 대회에서 개인 최고점을 새로 써가며 올림픽 활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리우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표로 했지만 '투톱' 마르가리타 마문, 야나 쿠드랍체바와 우크라이나의 간나 리자트디노바에 이어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손연재는 그러나 두 차례 올림픽 도전과 2011년부터 매년 열었던 리듬체조 갈라쇼 등을 통해 리듬체조가 국내 팬들에게 좀 더 친숙해지는 데 기여했다.
다만 한국 리듬체조계로서는 '포스트 손연재'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종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어갈지에 대해 숙제를 안게 됐다.
bschar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