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정철 '수상한' 행적…말레이서 가족동반 생활 파견노동자?

입력 2017-02-18 15:29  

北이정철 '수상한' 행적…말레이서 가족동반 생활 파견노동자?

"아파트서 아내·자녀 둘과 생활"…혼자 부임 北외교관들과 대비

말레이 현지 일부매체, 이정철 고정간첩설 제기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 18일 체포된 북한 여권 소지 용의자인 리정철(47·Ri Jong Chol)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말레이시아 중문지 동방(東方)일보는 이날 그가 아내와 자녀 둘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리정철은 평소 중국어 등 외국어가 아닌 북한말을 사용했으며, 아내와 자녀 두 명과 함께 생활했다.

리씨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말레이시아 신분증인 'i-Kad'를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에서 일하는 외국 노동자들에게 발급하는 것으로 개인 정보와 일하는 회사명 등이 기재돼 있다. 말레이시아 이민국은 1년 기한의 노동허가를 매년 갱신한다.

이로 볼 때 리정철은 북한 국적의 말레이시아 파견 노동자 신분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한 점은, 파견노동자 신분인데도 아내와 자녀 둘이라는 가족을 동반해 최소 수년간 말레이시아에서 살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외화벌이 노동자라고 할 수 있는데 가족과 함께 외국 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자국민의 이탈을 우려해 외국으로 보내는 돈벌이 노동자는 물론 외교관에 대해서도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가족을 동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외교관들도 단신 부임해 대사관 또는 일정 주거 공관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데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리정철이 외화벌이 파견노동자 신분으로 그런 '호사'를 누렸다면 뭔가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정철 주거지의 주변인물들의 평(評)도 주의깊에 들어볼 필요가 있다.

동방일보에 따르면 아파트의 이웃들은 리정철의 체포 소식에 "그가 특수요원이거나 사람을 죽였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웃들은 "그는 17살짜리 아들과 10살 딸, 40대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며 "그들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자주 들었지만, 그게 한국말인지 북한말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이어 "그는 평범한 가장처럼 생활했다"며 "외부인을 만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이상한 느낌도 없었다"고 리정철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웃들이 보기에는, 그들의 시각으로 이정철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는 북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도 김정남 독극물 암살사건으로 북한 노동자와 외교관들의 거주 실태가 알려지면서, 북한 사정에 비춰볼 때 특수한 생활을 한 이정철이 고정간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가 말레이시아에서 파견 노동자로 신분을 유지하면서, 정보수집 등의 간첩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리정철의 가족 역시 '위장'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앞서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리정철을 포함해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 등 여성 용의자 2명, 시티 아이샤의 말레이시아인 남자친구를 체포한 바 있다.

이로써 경찰은 암살 사건과 관련돼 총 4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현재 도주 중인 나머지 남성 3명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김정남 암살 北용의자 체포…"46세 리정철·외국노동자 신분증"(종합2보)

암살 사건 관련 현지에서 체포된 4번째 용의자…北여권 소지자는 처음

현지매체 "수배령 끝에 아파트서 체포…남매 둔 평범한 가장"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자료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네 번째 용의자로 북한 여권을 소지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17일 밤 셀랑고르 주에서 체포된 이 남성은 만 46세(1970년 5월 6일생) '리정철(Ri Jong Chol)'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말레이시아 신분증인 'i-Kad'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i-Kad'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2014년 도입한 것으로, 말레이시아 당국이 소지자의 개인 정보와 회사명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외국인 노동자용 신분증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이민국에 1년 기한의 노동허가를 갱신할 때 발급된다고 말레이 일간 더스타는 밝혔다.

현지 중문 매체 동방(東方)일보는 리정철이 40대인 아내와 17세 아들, 10세 딸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그가 거주하던 아파트 이웃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은 전날 밤 셀랑고르 주 잘란 쿠차이 라마 지역에 있는 아파트를 급습해 리정철을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 등 여성 용의자 2명과 시티 아이샤의 말레이시아인 남자친구를 체포한 바 있다.

이날 체포된 리정철은 당초 경찰이 수배한 도주 남성 용의자 4명 가운데 1명으로 추정된다. 최소 3명 이상의 추가 남성 용의자들이 현재 잡히지 않은 상태다.

경찰 발표에 앞서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 등은 이 남성의 체포 사실을 보도하며, 경찰이 이 남성이 복수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가짜 신분증명서를 사용하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일 김정남 시신이 있는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에서 경찰차들이 나오는 모습 [AP=연합뉴스]

'리정철'이라는 인물이 현지 일부 언론이 지목한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인지 다른 누군가에게 고용된 청부업자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 경찰은 그가 김정남의 암살을 실행한 주모자이자 공작원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에 붙잡힌 여성 용의자 2명은 모두 김정남을 모른다고 주장하거나 "장난인 줄 알았다"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북한 여권 소지자가 처음으로 체포돼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말레이시아 중문 매체 성주(星洲)일보는 이날 폐쇄회로(CC)TV에 찍힌 남성 4명의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라고 밝혔다. 이들 중 베이지색 모자를 쓴 한 명은 경찰이 체포한 북한 여권 소지 남성과 외모가 흡사하다고 경찰은 확인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15일 첫 부검을 실시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17일 밤 2차 부검을 실시했다고 AP통신과 성주일보 등은 전했다.

첫 부검 당시 말레이시아측에 강한 항의의 뜻을 제기한 바 있던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은 전날 밤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서 즉각적인 시신 인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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