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구속 후 첫 집회…"李 구속은 촛불의 힘"
"헌정유린 비호세력 여전히 존재"…여야 4당 '탄핵심판 승복' 합의도 비판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권영전 김현정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박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16차 주말 촛불집회가 18일 서울에서 열렸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탄핵 지연 어림없다! 박근혜·황교안 즉각퇴진! 특검연장! 공범자 구속을 위한 16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한 축으로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의 의미를 짚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의 조속한 탄핵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여론이 추위에도 광장을 채웠다.
퇴진행동 법률팀장 권영국 변호사는 "'삼성은 구속되지 않는다'는 신화가 깨지고 법 앞의 평등을 실현했지만, 헌정 유린을 비호하는 세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탄핵심판이 더는 지연돼서는 안 되며, 황교안 권한대행은 특검 수사기간을 반드시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아무도 구속을 예상하지 못한 이재용을 구속하고, 박근혜마저 구속할 수 있는 것이 촛불의 힘"이라며 "국민이 개·돼지가 아닌 대한민국 주인임을 이제는 재벌들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여야 4당의 '헌재 탄핵심판 승복' 합의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박석운 퇴진행동 공동대표는 "얼핏 그럴싸한 신사협정 같지만, 헌정 유린 공범이면서 반성도 없이 간판만 바꾼 자유한국당은 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정치권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1천만 촛불에 승복하라"고 촉구했다.
촛불집회의 단골 프로그램 '소등 퍼포먼스'에서는 참가자들이 일제히 촛불을 껐다가 붉은 종이를 대고 불을 켜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가 등장했다.
집회가 끝나자 청와대 방면 3개 경로, 헌재 방면 2개 경로, 대기업 사옥이 있는 종로 등 6개 경로로 행진이 시작됐다. 박 대통령·황교안 권한대행 퇴진과 헌재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전날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촛불집회에 모습을 보였다.
퇴진행동은 오후 7시30분께 광화문에 연인원(누적인원) 70만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다음 주말인 25일에는 전국에서 서울로 모이는 집중집회를 열고, 3·1절에도 다시 한 번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시민 2천여명이 모여 한국사회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삼성 직업병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사전행사가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내에 경비병력 190개 중대(약 1만5천명)를 배치, 인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와 촛불집회 참가자 간 충돌을 막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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