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빌더르스 대표 캠페인 첫날부터 인종차별 자극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내달 15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네덜란드 극우의 핵심 인물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가 인종차별 발언으로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다.
1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케니서에서 선거전을 시작한 빌더르스는 "네덜란드 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모로코인 쓰레기(scum)들을 치우겠다"며 네덜란드가 다시 나라를 (이민자들로부터)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수많은 경찰과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인구 7만여명의 공업도시 스페이케니서 거리에서 유세에 나섰다.
이미 인종차별 발언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빌더르스는 이날 취재진에 영어로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모로코인) 전부가 쓰레기는 아니지만, 네덜란드에 있는 많은 모로코인이 우리의 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쓰레기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를 되찾고 싶고 네덜란드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를 원한다면 자유당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빌더르스는 2014년 3월 19일 지방 선거 유세에서 '모코로인이 네덜란드에서 더 많이 사는 게 좋은가, 더 적게 사는 게 좋은가'라고 물은 뒤 지지자들이 "더 적게, 더 적게"라고 답하자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인종차별과 증오선동 혐의로 기소됐으나 인종차별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빌더르스는 반이슬람 관련 책을 썼던 네덜란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2004년 모로코계 청년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있고 나서 거주지를 숨긴 채 살고 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무슬림 이민 금지, 모스크 철거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네덜란드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PVV)은 전체 150석 가운데 27∼31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될 것이 유력시된다.
연금 수령 연령을 65세로 환원하겠다는 공약도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자유당이 네덜란드 총선에서 승리하면 4∼5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총선에도 유권자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유럽 언론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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