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김상열(56) 광주상공회의소 회장(호반건설 회장)이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전남개발공사 직원들을 비난(쓴소리)한 발언이 지역 관가와 경제계에 파문을 낳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6일 상공회의소 관계자와 상공회의소 출입기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공식 기자간담회(오찬)에서 인사말에 이어 "올해 대선 때 광주시·전남도와 함께 지역경제와 관련한 공약을 구상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문제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 회장은 "역대 대선 공약을 보면 그야말로 공약(空約)"이라며 "공약(公約)은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공약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 회장의 발언은 실효성과 현실성 있는 공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경제인의 소신'으로 읽혔다.
이어 김 회장은 신세계 복합시설에 대한 광주시의 신속한 인허가를 촉구했다.
김 회장은 "대전, 대구, 울산, 부산 등을 가보면 온 도시가 공사판인데 광주는 조용하다"며 "광주가 이렇게 가다간 이슬만 먹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상공회의소 회장 '본분'에 입각한 현실성 있는 진단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를 비롯한 상당수 기자도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또한 전남 오룡지구 택지 분양과 관련해 전남개발공사가 광주·전남지역 업체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오룡지구 택지 분양 과정에 지역 업체 참여를 배제해놓고는 (이낙연 지사가) 도정을 하면서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하고 다니더라"며 몇 차례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당시 '그런 짓'보다 더한 기사에 옮기기 부적절한 저속어를 사용하고 광역단체장에게 경어를 쓰지 않았지만, 그것은 본인의 품격과 스타일 문제이기에 심도 있게 거론할 만한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김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고 난 후 자신의 '진정성과 신뢰도'를 의심받을 수 있는 두 가지 대목이 드러났다.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와 오룡지구 택지 분양 관련이다.
광주상의는 2015년 11월 지역경제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며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지난해 7월엔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환영 성명까지 냈다.
김 회장의 발언이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전남개발공사는 오룡지구 택지 분양에 지역 업체 2곳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역 업체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는 김 회장의 주장은 결과적으로 '거짓' 인 셈이다.
2015년 8월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이뤄진 이번 '기자간담회 사건'에 대한 김 회장의 해명, 유감, 사과 등 후속 조치 등 향후 언행이 주목받게 됐다.
상공회의소 내부에서도 김 회장의 언행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지역방송사를 소유하는 건설업체 회장이기에 이러한 '과도한 발언들'을 했을 것이란 식자(識者)들의 중론(衆論)도 있다는 사실도 김 회장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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