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세미나…"시장친화적 구조조정은 기업 살리는 게 목표"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일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과 관련해 "채권은행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엄격하게 가려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시장 친화적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채권은행에 대해 구조조정시장의 '조성자'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기업구조조정 본질은 '옥석' 가리기인 만큼 채권은행은 온정적·소극적 신용위험평가 관행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엄격한 기준에 근거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단기 실적이 악화할 수 있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피하려고 한계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미루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고 임 위원장은 지적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한계기업의 수는 2010년 2천400개에서 2015년 3천278개로 급증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임 위원장은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의 목표는 기업을 퇴출시키는 게 아니라 살리는 것"이라면서 "구조조정의 수요자인 기업이 새로운 구조조정의 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좋은 기업을 싼값에 사서 더 비싸게 파는 인수합병(M&A) 투자에서 한 발 더 나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진취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연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도 구조조정시장을 통해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모든 일은 해내기 전까지는 항상 불가능해 보인다'는 넬슨 만델라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활성화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노력한다면 미래에 새로운 구조조정 시장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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