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날 무시해' 모친 살해 대학생 아들 구속

입력 2017-02-20 14:03   수정 2017-02-20 14:14

'가족들이 날 무시해' 모친 살해 대학생 아들 구속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평소 가족들로부터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모친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한 20대 아들이 구속됐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존속살해 및 사체손괴 혐의로 대학생 A(23)씨를 20일 구속했다.

A씨는 17일 오후 5시께 인천시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B(53)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 일부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모친을 살해한 후 3시간 넘게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시신을 안방 화장실로 옮겨 훼손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흔이 묻은 흉기는 다용도실에 숨겼다.

아버지 C(53)씨가 같은 날 오후 7시 50분께 퇴근해 집에 돌아왔다가 B씨가 안방 화장실에서 피를 흘리며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모친을 살해하기 전날 남동생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부모와 크게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가족이 나를 왕따시킨다는 느낌을 받아 전날 부모님과 심하게 다퉜다"며 "평소 가족들로부터 자주 무시를 당했는데 남동생 방에도 못 들어가게 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5년 병원에서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지난달 17일까지 주기적으로 치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처럼 언어 발달 지연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사회적 상호작용과 소통 등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아버지 C씨는 "아들이 평소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가끔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B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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