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파손없이 단시간 내 범행"…경찰 "내부자 공모 가능성"
"현금·삼성카드로만 결제…거액 채워놓은 코스트코 ATM 노린듯"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경기 용인의 한 대형마트에 설치된 은행 현금지급기(ATM)에서 억대의 현금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는 결제 방법이 현금과 삼성카드만으로 제한돼 있어, ATM기에 현금이 많이 들어 있는 탓에 피해액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7일 오후 8시 45분께 용인시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 공세점 1층 출입문 근처 ATM기 5대 중 3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1명이 현금 2억3천여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ATM기 경비업무를 맡는 B업체는 '문열림' 오류 메시지가 뜬 사실을 확인해 현장을 점검했으나 오류가 해결되지 않자, ATM기 관리 및 현금수송을 맡고 있는 C업체에 오류 사실을 보고했다.
C업체는 다음날 오전 현장을 방문, ATM기 안에서 현금이 사라진 것을 알고 오전 11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범행 직전인 전날 오후 8시 44분께 ATM기를 이용하는 고객 뒤편에 줄을 서 있던 용의자 인상착의를 확보했다.
이 용의자는 단 3분 만에 ATM기를 파손하지 않고 돈을 털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5대 중 나머지 2대는 손대지 않았다.
경비업체는 각기 ATM기 설치 구역 주변을 순찰하다가 오류 메시지가 뜨면 5분 내 출동하는 방식으로 경비업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짧은 시간 안에 범행을 마친데다, ATM기를 파손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ATM기 경비·관리업체에 내부 공모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불과 3분 만에, ATM기 3대에서 2억3천만원을 도난당한 것이 코스트코만의 특이한 결제방식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트코는 현금과 삼성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른 마트 ATM기에 비해 코스트코에 설치된 ATM기는 현금 수요가 많아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은행 한 지점장은 "항상 사건 위험이 도사리기 때문에 평소 ATM기에는 대당 2천만원 정도 넣고, 500만원 이하가 남았을 때 알람이 뜨면 더 채워넣는다"라며 "5만원권을 채우면 대당 1억원 이상씩 들어가는데, 코스트코는 워낙 결제방식이 특이하다보니 현금을 많이 채워넣어서 피해액이 큰 것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CCTV 영상 분석과 목격자 탐문조사를 통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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