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작가 한통복씨 작품 160여점 상설 전시
(천안=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충남 천안 도심 한복판에 때아닌 무궁화가 활짝 피었다.
종류도 홍단심부터 백단심, 소월, 파랑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햇볕이 잘 드는 8∼10월에 흐드러지게 피는 나라꽃 무궁화가 겨울 끝자락에 꽃을 피운 것은 한지공예로 새 생명을 얻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청소년포럼은 21일 천안 옛시청길에서 '우리 꽃 무궁화 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박물관에서 만개한 무궁화는 한통복(56) 작가가 농학박사 박형순 산림청 문화포럼 회장의 자문을 받아 실물에 가깝게 만들어 전시한 것이다.
한지들꽃 공예가인 한씨는 형형색색의 꽃잎과 잎, 나무줄기까지 손으로 만져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게 무궁화를 만들었다.
솜털이 잔잔한 수많은 들꽃을 한지로 재현해온 그의 무궁화 작품은 이미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과 서울 서대문구 자연사박물관 등 학교와 박물관에 소장돼 있고 여러 체험장에서 재탄생했다.
한씨는 "지난 27년간 한지로 우리 꽃을 만들어 왔는데, 오래 하다 보니 실물과 비슷한 작품이 완성되더라"고 설명했다.
그가 생명력을 불어넣은 꽃은 한 번 피기만 하면 '마르고 닳도록' 지지 않는다.
우리 꽃 무궁화박물관에는 1천560송이로 만든 가로 3m, 세로 2m 크기의 무궁화 태극기도 전시됐다. 국내에서 가장 큰 태국기다.
박물관은 민들레와 털복주머니난, 벌개미취 등 재래 토종 들꽃 100여점도 곳곳에 심어놓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박형순 박사는 "훌륭한 무궁화 육종학자가 있지만 전통한지를 이용해 무궁화와 들꽃들을 실물처럼 탄생시킨 것은 한 작가가 최초"라며 "우리 꽃들은 개화 시기나 생육환경이 각각 달라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데, 이를 한자리에서 관찰하고 그에 대한 표본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강지원 어린이청소년포럼 총재도 "쉽게 볼 수 없던 무궁화 수십종과 들꽃들이 한지로 재탄생했다"며 "우리 꽃 무궁화박물관은 천안의 또 다른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y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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