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의 '꼼수'에 대해서는 "준비만 완벽하면 영향 없다"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쌍두마차의 한 축인 최민정(19·성남시청)은 최근 두 달 동안 몸무게가 2㎏이 불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500m 우승을 목표로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 자연스럽게 살이 붙은 것이다.
달라진 근력은 그가 목표로 했던 500m에 앞서 첫 종목인 1,500m에서 빛을 발했다.
최민정은 2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 29초 416만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에 이어 심석희(한국체대)가 2분 29초 569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심석희는 장거리에서 세계 최강자로 평가받는다. 긴 다리를 쭉쭉 내질러 막판 스퍼트를 펼칠 때는 따라올 자가 없었다.
최민정은 그런 심석희를 상대로 2바퀴를 남겨두고 역전에 성공했고, 끝까지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레이스를 마쳤다.
시상식을 마치고 만난 최민정은 "이렇게 큰 대회 출전은 처음이라 마음을 비우고 경기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막판 역전극에 대해 "(심)석희 언니보다 중국 선수를 제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사실 체구가 작아 파워가 약한 편이었는데, 근력이 생기면서 파워가 같이 좋아진 것 같다. 그래서 막판에 추월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첫 금빛 물꼬를 틔웠지만, 다관왕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웠다.
최민정은 "사실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해둔 것은 없다"면서 "계주와 단거리 종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그의 시선은 내년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그는 "이번 동계아시안게임도 그렇고,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열리는 모든 대회는 올림픽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 전까지는 모든 것을 올림픽에 맞춰서 준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최민정은 대회 조직위가 자국인 일본을 제외하고 다른 국가들에 불공평하게 공식 훈련 시간을 배정한 것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정말로 준비를 잘해놓는다면 만약에 경기 직전에 사소한 일이 생기더라도 크게 영향을 안 받을 것 같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만큼 준비를 확실히 했다는 말로도 들렸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