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암살위험 1순위' 태영호, 공식활동 중단…기존 일정도 취소

입력 2017-02-21 05:05   수정 2017-02-21 10:33

[단독]'암살위험 1순위' 태영호, 공식활동 중단…기존 일정도 취소

美 방문 계획도 차질…정보 당국에 암살지령 구체적 정황 잡힌 듯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연말부터 왕성하게 이어온 공식 외부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21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태 전 공사가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신변 보호를 위해 외부 강연이나 언론사 인터뷰 등 공식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잡힌 태 전 공사의 공식 외부 일정도 취소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또한 태 전 공사가 희망하는 미국 방문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태 전 공사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북한의 실태를 증언하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호소하고 싶다는 의사를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등에서 밝힌 바 있다.

태 전 공사와 같은 소속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한 관계자도 태 전 공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공식 외부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美 CBS 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김정은이) 당신을 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냐"고 묻자 "물론이다. 왜 아니겠느냐"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보 당국이 구체적인 암살지령 정황을 잡았을 경우에 보통 이런 조치를 한다"며 태 전 공사가 공식 외부활동을 중단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5일 탈북민을 암살하기 위해 현재 2명의 남성이 국내에 잠입했으며 태 전 공사가 1순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김정남 피살 사건 직후 태 전 공사 등 주요 탈북 인사의 밀착경호 인력을 대폭 늘린 상황이다. 탈북민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앞서 한국으로 망명한 김정일의 처조카인 이한영 씨는 1997년 2월 경기도 성남 분당의 자택 앞에서 북한 공작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

2010년에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남파된 간첩이 붙잡혔고, 2011년에는 탈북민 간첩이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날린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에게 독침 테러를 기도하다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박상학 대표는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경호원이 대폭 늘어 현재 6명이 교대로 내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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