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론과의 전쟁'…펜스 '옹호' vs 매티스 '이견'

입력 2017-02-21 03:12  

트럼프 '언론과의 전쟁'…펜스 '옹호' vs 매티스 '이견'

펜스 부통령 "언론자유 인정, 그러나 오보 바로잡아야"

매티스 국방 "언론은 합법기관, 나는 아무 문제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러시아 커넥션'으로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과의 전쟁'을 불사하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그러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언론의 지위를 인정하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 트럼프 정부 내 언론을 둘러싼 이견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

펜스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브뤼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언론이 사실을 아무렇게나 대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모두는 앞으로 언론을 큰 소리로 지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언론이 그것(사실)을 잘못 다루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보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에게 직접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매티스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때리기'에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유럽과 중동을 방문 중인 매티스 장관은 19일 동행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언론이 미국민의 적(敵)'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동의 여부를 답하지 않았으나 "나도 언론과 논쟁을 다소 벌이긴 했지만, 언론도 합법적 기관인 만큼 우리가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언론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커넥션이 불거진 이후 미 언론을 '미국민의 적'으로 규정하며 적대시하고 있으며, 이에 백악관도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75분 동안 장시간에 걸쳐 기자회견을 하면서 '러시아 유착설' 관련 보도를 한 언론을 향해 "가짜 뉴스"라고 호통치는 등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다음날에는 트위터에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미디어(망해가는 뉴욕타임스, NBC, CBS, ABC, CNN)들은 나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들의 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주말인 18일 플로리다를 방문해 9천여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도 '부정직한 언론'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환호 속에 단상에 오르며 "부정직한 언론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직접 얘기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언론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면 난 결코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토머스 제퍼슨, 앤드루 잭슨,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열거하며 "우리의 위대한 많은 대통령은 언론과 맞서 싸우고 (언론의) 거짓말을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19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유착설과 관련한 '트럼프 측이 러시아 관리들과 지속해서 접촉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정보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감한 정보에 대해서는) 완전하게 브리핑하지 않는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언급하며 "완전히 쓰레기"라고 일갈했다.

그는 "우리는 48시간 동안 언론의 가짜 스토리와 씨름하고 있고, 그래서 미국인들이 고통받고 있다. 나는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맞췄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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