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간담회 도중 미국에서 자폐증 환자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들은 빈약한 근거로 질병과 관련된 불필요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각지에서 선발된 교사·학부모와 간담회를 진행하다가 버지니아 주의 특수교육전문 공립학교 교장인 제인 퀸빌에게 "어린이 자폐증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현상을 볼 수 있으며,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지켜보기에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그가 간담회에서 더 비중있게 했던 발언은 "인종 간 학력 격차를 해소하려면 각 가정에서 어떤 학교에 자녀를 보낼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폐증 급증' 발언에 대해 뉴욕매거진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미국 언론들은 심리학 전문가 스티브 실버먼의 분석을 인용해 적어도 2000년대 이후에 미국에서 자폐증 환자가 급증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 언론은 1990년대에 미국에서 자폐증이 두드러지게 늘어났지만, 그 현상은 이전에 자폐증으로 간주하지 않았던 광범위한 증상들을 자폐증으로 분류했기 때문이었다며, 근거가 빈약한 대통령의 발언이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근거 없는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며 빈축을 샀다. 그는 지난 18일 미국 플로리다 주 멜버른에서 연설하던 도중 전날 스웨덴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많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고, 지난 17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뉴욕타임스와 NBC 등 5개 대형 언론사를 거론한 뒤 "가짜 뉴스 미디어는 미국인의 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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