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이냐 질문이냐 따라 달라져…법조계선 불출석 무게
최후진술만 하면 '유리'·당사자신문 하면 '불리' 관측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일에 직접 나올지가21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불출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출석시 받게 되는 질문 방식에 따라서는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통령 측은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가 최후 진술을 할지 여부 등을 결정해 이르면 이날 중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헌재가 전날 15차 변론에서 22일까지 출석 여부를 확정해 달라고 하면서 늦어도 22일까지는 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헌재는 22일 16차 변론을 끝으로 증인신문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24일 최후 변론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출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종변론일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만약 대통령이 나온다면 최후진술 등에 필요한 준비 시간을 고려해 이달 말까지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측이 요청한 3월 2∼3일 변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초에 모든 변론이 끝나면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내달 13일 이전에 결론을 내기 위한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 헌재는 당초 예정대로 24일 최후변론기일을 열어 국회와 대통령 측의 최후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일단 대통령의 헌재 출석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본다.
대통령을 신문할 수 있느냐는 대리인단의 질의에 대해 헌재는 재판부와 국회 측에서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통령 출석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도 20일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서 신문 받는 게 국가 품격을 위해서 좋겠나"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 측이 신문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는 것은 신문하면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불출석에 무게를 뒀다.
반면 대통령 측이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출석 가능성은 작다"고 보면서도 "대통령 측으로서는 하루라도 일정을 미루는 것이 유리한 만큼 일단 나와서 최후진술을 하고 따로 날을 잡아주면 질문을 받겠다고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헌재 출석은 재판부와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리인단이 질문하는 방식에 대해 재판부에 요청하고 이를 재판부와 국회가 수용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다"며 질문 방식에 따라 출석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질문이 일문일답식이라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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