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 유사종교'·정유라 소환 조사도 불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전명훈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공식 수사 기간을 이제 1주일 남겨두게 됐다.
지난 60여일 동안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삼성 뇌물 의혹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 굵직한 사건 수사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시간에 쫓겨 손대지 못한 사건들도 많다.
삼성 외에 SK와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박 대통령과 최씨 측에 뇌물을 제공한 의혹이 대표적이다.
SK와 롯데는 각각 복역 중인 총수 사면과 면세점 인허가 등 그룹 현안 해결을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등을 냈다는 의혹이 있다.
SK의 경우 2015년 최태원 회장 사면을 전후로 청와대 측과 이 문제를 논의한 정황이 특검에 포착됐다. 그해 7월 박 대통령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 단독 면담에서도 최 회장 사면을 논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고 SK와 롯데로 확대할 방침이었지만, 남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21)씨의 이대 학사 특혜 의혹의 경우 특검은 최경희(55) 전 총장을 비롯한 핵심 인물들을 구속했지만, 정작 특혜의 주인공인 정씨를 직접 조사하지는 못했다.
덴마크 사법당국에 구금된 정씨가 강제 송환을 법적으로 다투며 버틴 탓이다.
정씨의 초등학교 친구 부친이 운영하는 기업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 납품 특혜를 누린 의혹도 수사하지 못했다.
최씨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차은택(48)씨 등과 공모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을 시도한 사건도 특검 수사망에서 벗어났다.
이들 사건의 경우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상당 부분 의혹을 파헤쳐놓은 점도 특검이 굳이 손을 대지 않은 이유로 보인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을 둘러싼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도 특검은 본격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범죄의 잣대로 들여다보기는 어렵다는 점도 고려한 결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검은 공식 수사 개시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최순실씨 부친 최태민씨의 '유사종교' 의혹도 수사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결국 수사에 착수하지는 못했다.
다만, 특검은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조사해왔고 수사 종료 시점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