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두목 징계위해 설치, 나중엔 유괴범 가족·기자살해도 지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시장 시절 다바오에서 범법자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다바오 암살단"을 운영했으며 살인지시를 수행하면 시장실에서 일종의 보상금이 지급됐다는 전직 경찰관의 증언이 나왔다.
전직 경찰관인 아르투로 라스카냐스는 20일(현지시간) 인권변호사 단체와 함께 필리핀 상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이 암살단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증언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4-5살된 유아를 포함, 유괴사건에 관련된 인물의 가족 전원을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고 모두 죽이자 "두테르테 시장실에서 2만-10만 페소(약 45만5천 원~227만6천 원)가 지급됐다"고 한다.
암살단은 애초 마약범죄의 두목을 징계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이후 두테르테의 지시로 저널리스트 살해청부를 받은 적도 있다. 당시 계약금은 300만 페소(약 6천828만 원)였다.
자칭 '암살단원' 출신의 증언은 두 번째다. 또 다른 자칭 전직 암살단원이 작년 10월 상원에서 증언할 때도 라스카냐스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당시에는 자신의 관여사실을 부인했었다. 필리핀 정부도 암살단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라스카냐스는 관여를 부인했던 자신이 이번에 증언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마약중독자였던 자신의 형제 2명을 살해한 후 "두테르테에 대한 무비판적인 충성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스카냐스의 증언에 해대 마틴 안다나르 공보담당장관은 "대통령을 망하게 해 정권을 흔들려는 자들에 의한 정치극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필리핀 상원은 작년 12월 암살단의 존재 여부를 조사했으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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