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 前 문체부 보좌관 증언…"고영태 능력 안 돼 못하는 걸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최평천 기자 = 이른바 '고영태 파일'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을 따내려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최철 전 문체부 장관 보좌관이 법정에서 최순실(61)씨를 통한 반사이익을 기대했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공무원 신분으로 고영태를 만나 문체부 사업을 알려준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 물음에 이런 취지로 답했다.
최씨는 '고영태 파일'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한명으로, 2015년 1월 30일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 등과 "36억이니까 한 30%만 남겨도 10억 아니야"라며 스포츠 연구 용역 사업을 따내 이익을 분배하자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최순실씨 측은 고씨 지인들이 최씨를 등에 업고 사익을 추구하려 한 정황이라며 해당 파일을 전날 법정에서 공개했다.
최철씨는 이에 대해 "고영태는 최씨와의 관계를 중요시했다"며 "정보나 이런걸 줘서 최씨와 관계가 좋아지면 저 또한 반사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겠다는 막연한 잘못된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검찰이 "정책 보좌관으로서 최씨가 시키는 일을 하는 고영태와 친분을 가지면 정보도 받고 인사 혜택을 받을 것 같아서 인연을 이어간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인정했다.
최씨는 다만 "현실성이 없고 그냥 저희끼리 계획성이 담보되지 않은 허세섞인 말"이라며 "그들은 정보가 필요했고 그들에게 진정성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사업 수주 목적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앞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고씨도 "농담으로 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또 "'그걸 연구할 만한 능력도 안 되고 아이템도 없어서 나중에 포기하겠지' 하고 던져준 게 지금 생각하면 교만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도 고영태 능력이 안 되서 못하는 걸로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변명으로 들릴 수 있지만 체육이란 일이 어차피 안 될 수밖에 없었다"며 "일을 하려면 김종 차관에게 말해야 하는데, (김종과 친한) 최서원(최순실)씨가 들어줄 리가 없고, 최씨가 그걸 해서 이득이 뭐가 있겠느냐"고도 주장했다.
그는 '고영태 파일'에 대한 최순실씨 주장이나 각종 언론보도에 대해서 "이걸로 이득을 취하려고 했다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며 "이런 것들이 짜깁기 음해성으로 나오는 게 상당히 유감스럽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공직자로서 그렇게 처신한 것은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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