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총장 선임된 신성철 교수…기대감 크지만 과제도 '산적'

입력 2017-02-21 14:36   수정 2017-02-21 16:08

KAIST 총장 선임된 신성철 교수…기대감 크지만 과제도 '산적'

신성철 교수 "소통과 화합 꾀하고 도약 발판 마련할 것"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최고의 이공계 교육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임 총장에 21일 신성철(65) 물리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KAIST 출신의 총장 배출은 1971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KAIST에서 내부 인사가 총장에 선임된 것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Robert E. Laughlin) 스탠퍼드대 교수가 2004년 7월 총장에 취임한 이후 13년 가까이 만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KAIST에서 고체물리 석사학위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재료물리 박사학위를 각각 받은 신 교수는 이스트만 코닥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1989년 KAIST 교수에 임용됐다.

KAIST 학생부처장, 국제협력실장, 기획처장, 고등과학원설립추진단장,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초대소장, 부총장 등 교내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런 경력 때문에 KAIST 안팎에서는 그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먼저 동문 출신 내부 인사를 총장으로 맞는 KAIST에서는 신 총장이 해외파 총장들의 개혁성과를 이어받아 내실을 다지고 학내 연구·보직 경험과 원활한 소통을 토대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

러플린 총장에 이어 서남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강성모 미국 머시드 캘리포니아대 전 총장까지 13년간 KAIST 이끈 해외파 총장들은 선진 과학기술 교육·연구 시스템 도입과 다양한 개혁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소통 부재와 재학생의 잇단 자살 등으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KAIST의 한 관계자는 "해외파 총장들이 학사제도 등 내부 개혁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 놓았다"며 "이번에 총장으로 선임된 신 교수는 KAIST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구성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화합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총장으로 취임하면 구성원 화합에 매진할 것"이라며 "내부 인사로서 소통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4번째 도전 만에 KAIST 총장의 꿈을 이루게 됐다.

2004년 처음 KAIST 제12대 총장에 도전했지만, 로버트 러플린 총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 2006년과 2010년 교수협 추천으로 연이어 KAIST 총장 후보에 올랐으나 서남표 총장에 패했다.

2년 뒤에는 총장후보발굴위원회 추천으로 후보가 됐지만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대 총장으로서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고 지원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자 최종 지원을 포기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12월 총장 후보로 추천된 뒤 불거진 정부의 인사 개입 의혹 등 논란을 해소하고 구성원 화합을 끌어내는 것이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등에서는 그가 박근혜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점을 들어 청와대와 정부가 KAIST 총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KAIST 학부 총학생회도 해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한상진 KAIST 학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은 "이사회의 총장 선임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정부의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신 교수나 정부 차원의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것을 이유로 정부가 개입했을 것이라고 모함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흠집 내기"라고 일축했다.

'KAIST를 세계 10위권 대학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어떻게 실현할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글로벌 Top 10 대학 도약'을 KAIST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비전 실현을 위해 교육혁신, 연구혁신, 기술사업화 혁신, 국제화 혁신, 미래전략 혁신 등 5대 혁신 방안을 제안했다.

신 교수는 "오래전부터 총장이 되면 KAIST를 어떻게 키울까 고민해 왔다"며 "취임하면 그동안 세웠던 계획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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