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브랜드업 행사장에 인파 몰려…벽면엔 응원 메시지 빼곡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동해의 이름이 왜 일본해로 바뀌었는지 이제야 제대로 알았어요."
"어떻게 하면 동해의 이름을 되찾을 수 있는지도 알게 됐어요."
"동해 이름을 되찾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조그만 힘이나마 보태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21일 오후 서울 지하철 이촌역에서 지하통로 나들길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하던 관람객들은 출구 근처의 오른쪽 벽면을 장식한 전시물을 보고 난 뒤 다양한 소감과 다짐을 쏟아냈다.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사장 박노황)가 주최하는 '2017 국가 브랜드업(UP) 전시회'. '세계지도 속에서 사라진 동해(East Sea)를 찾아라'라는 슬로건 아래 이날부터 26일까지 펼쳐진다.
관람객들은 동해의 역사와 각국 세계지도·교과서 등의 표기 실태 등의 설명을 둘러보고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다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반크 청년들의 노력을 소개한 코너를 읽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렀다가 전시장을 찾은 이도원(의정부 민락중 1년) 양은 "우리나라 동쪽 바다의 이름이 당연히 동해인 줄 알았는데 전시회를 보고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일본해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친구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 동해의 이름을 되찾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역사 탐방을 위해 서울에 올라와 고궁 등을 돌아보고 있다는 김동휘(김해 임호고 3년) 군은 "동해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힘쓰는 반크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나서기 전에 정부가 외교적으로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시물 가운데는 연합뉴스 세션도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전 세계 60여 명의 해외 특파원·통신원, 6개 외국어 뉴스팀 등을 포함한 방대한 취재진을 운영하며 대한민국 바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연합뉴스의 활동상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어린이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코너는 맨 끝에 별도로 마련된 이벤트 존이었다. 한국어·영어·스페인어·중국어·러시아어·불어·독어 등으로 동해와 일본어를 표기한 대형 룰렛을 돌려 동해로 표기된 칸이 나오는 사람에게는 무궁화가 그려진 한국지도나 태권도 보급 지역을 표시한 세계지도를 선물했다.
이벤트에 참여한 어린이 관람객들은 분홍색 하트 모양의 포스트잇에 동해에 관한 한마디를 적어 벽에 붙였다. 개막한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격려와 응원 메시지가 금세 벽면에 가득 찼다.
'일본해라고 표기되고 있다는 사실에 화났다. 친구들에게도 알려야겠다', '일본으로부터 일본해라고 불려 속상했지?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동해야', '사랑해 동해야! 잊지 않을게', '그동안 일본해라고 부르게 해서 미안해',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해서 동해 표기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반크, 고맙습니다' 등 내용도 다채로웠다.
전시회의 또 다른 주인공은 노란색 유니폼 차림의 자원봉사 도슨트들. 하루 8명씩 교대로 나와 관람 질서를 유지하고 전시물의 내용을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역할이다.
중학교 1학년 때 반크 회원으로 가입해 디지털독도외교대사·한국문화유산홍보대사·글로벌역사외교대사로 활동했다는 김태희(고양국제고 1년) 양은 "반크의 안내 메일을 받아보고 오는 4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가 논의된다고 해서 힘을 보태려고 참여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김 양은 "아침부터 온종일 서서 설명하려니까 힘이 들긴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국민에게 동해의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크 청년들과 관람객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봄을 시샘하며 갑자기 찾아온 한파도 한 발짝 물러났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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