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대한항공[003490] 여객기가 이틀 연속 기체 결함으로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한 번은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움직이다가 멈춰서는 바람에 승객들이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5분께 승객 385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출발해 태국 방콕으로 가려던 대한항공 KE651편(B747-400)이 활주로에 진입해 시속 18㎞로 움직이며 이륙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메인 랜딩기어(바퀴)를 운영하는 센서에 문제가 생겼다는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이륙을 중단한 것이다.
해당 항공기는 활주로를 빠져나가 램프리턴을 하던 중 경고등이 사라지자 시스템 오류로 판단하고 활주로로 재진입했다.
그러나 경고등이 다시 켜졌고, 결국 해당 항공기는 2차 이륙을 포기하고 탑승 게이트로 되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약 1시간 동안 기내에서 대기해야 했다. 일부 승객은 첫 번째 이륙 시도 때 항공기가 멈춰 서면서 불안감을 느꼈음에도 항공사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승객 박모(37)씨는 "항공기가 급정거했을 때는 승객들이 소리를 지를 정도로 충격이 있었다"며 "기장이 정비가 필요해 게이트로 돌아간다고 하더니 갑자기 결함이 해결됐다면서 다시 이륙한다고 해 공포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항공기를 운항에서 제외해 정밀 점검하기로 하고 A380 대체기를 투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기내식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이륙 시각을 오후 11시 15분에서 오후 11시 58분으로 또 늦춰 공항에서 마냥 대기하던 승객들의 원성을 샀다.
해당 여객기는 결국 원래 계획한 시각보다 6시간 40분가량 지연 출발했다.
승객 박씨는 "항공기가 이륙과 실패를 반복하는 동안 승객들은 참을성 있게 기다렸으나 승무원들이 제대로 설명 한번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기체 결함은 항공사 귀책사유가 아니라면서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21일에는 오전 8시 35분께 승객 267명을 태운 인천발 중국 상하이(上海)행 대한항공 여객기 KE893편(A330)이 엔진 시동계통에서 결함이 발견돼 램프리턴 했다.
항공사 측은 동일 기종으로 대체 편을 투입했으며 예정 시각보다 5시간 30분가량 지연된 오후 2시 8분께 상하이로 떠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들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면서 "안전을 위한 조치였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계열사인 진에어가 지난 8일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일을 계기로 전날부터 국토교통부의 '타겟팅 점검'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기체 결함에 따른 램프리턴이 잇따라 발생하자 국토부는 점검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램프리턴 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항공사의 정비 체계가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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