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사과에 "국민 마음 헤아렸다"…"정치보복 없지만, 적폐청산은 다른 문제"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1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김정남 발언'과 관련, "(김정남 피살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테러이자 패륜적 범죄행위라는 게 저와 민주당의 단호한 입장으로, 정 전 장관의 말씀도 그와 다른 뜻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태고종의 총무원장 도산스님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정 전 장관의 말씀 취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표의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 전 장관은 전날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피살에 대해 '김대중 납치사건'과 이승만 대통령의 정적 제거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다.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선의' 발언 논란을 빚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결국 사과한 데 대해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며 "안 지사는 처음부터 통합을 강조하다 보니 말이 좀 꼬여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 지사가 분노와 함께 사랑을 얘기했는데, 아주 적절하다. 분노가 깊을수록 사랑도 깊다"며 "분노가 맹목적 또는 사람에 대한 증오로 흐르지 않고 우리나라를 제대로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안 지사도 결국 그 뜻으로 말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도산스님과 대화를 하면서도 "탄핵 정국에 정치도 사회도 혼란스럽고, 국민 간 갈등과 분열이 심각하다. 어떻게 끝이 나든 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통합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며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인데 종교계도 국민 마음을 치유하고 화해·통합하는 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승복하고 보복하지 않으면 나라가 바로 가지 않겠느냐'는 도산스님의 언급에 "정치보복이 없다는 것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아주 모범적으로 실천했다. 평생을 핍박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게 여러 번 이었는데도 철저히 화합과 통합을 실천하셨다"며 "정권교체될 경우 보복이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적극적으로 더 협치하고 통합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은 다르다. 적폐청산이 사람에 대한 증오나 적개심으로 보복하는 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며 "문자 그대로 잘못된 폐단을 바로잡아야 하며,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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