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성신여대 이어 세 번째 여대 학군단 출범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이화여대 학생군사교육단 입단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21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선 목청 좋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1886년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교육기관으로 출발한 이화여대가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 후보생 1기 30명의 입단식을 개최한 날이다.
짙은 감색 치마, 재킷, 베레모에 검은색 구두로 이뤄진 제복을 입은 후보생들의 모습에서 대학생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지난달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2주간 동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것이 본격적 군대 경험의 전부이기는 하나, 대기 중에도 서서 양발을 일정하게 벌린 채 주먹을 쥔 모습은 부동자세였다.
단상을 바라보고 선 육군 30사단 기수단 뒤편으로 정렬한 후보생들은 대대장 후보생의 구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쩌렁쩌렁한 구령으로 후보생들을 움직인 경제학과 임하영 대대장 후보생은 "해병 장교로 전역한 아버지를 어릴 때부터 동경하면서 저도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임 후보생은 "원래 군인에 대한 꿈이 커서 해군사관학교에도 지원한 바 있다"며 "우리 학교 학군단 창설 소식을 듣자마자 주저 없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혹한기에 이뤄진 훈련은 뿌듯한 추억으로 남았다. 임 후보생은 "제가 민간인이었기 때문에 군대 문화 적응이 어색했지만, 동기들과 함께라서 힘들지 않았다"면서도 "행군이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이다. 제 몸무게의 절반이 넘는 무게를 짊어지고 고개를 넘으면서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군단 후보생들은 훈련 중 30㎏ 무게의 배낭을 메고 20㎞ 거리를 행군했다.
임 후보생은 "(1기 후보생으로서) 앞으로 이화여대의 역사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책임감이 있다"며 "이 일이 내 피를 끓게 하고 가슴을 뛰게 할 것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어중문학과 이승연 후보생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친할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다.
이 후보생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군대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행군하면서 추운 날씨가 참 힘들었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은 생각도 많았지만, 전우들을 보면서 해냈다"고 웃었다.
그는 "제가 1기이므로 굉장히 잘해야 후배들도 잘할 수 있다. 전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군인, 낙오하지 않는 군인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후보생들은 인터뷰하면서 시종일관 소위 '다나 까' 말투만 사용했다.
이승연 후보생의 어머니 박은숙(46)씨는 "딸이 처음에 학군단을 하겠다고 했을 땐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인데 제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박씨는 "딸이 앞으로 쉽지 않은 길을 택한 것 같아 많이 격려해주고 싶다"며 "힘들어도 동기들과 지켜봐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단식에 참석한 이화여대 송덕수 총장직무대행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서 여성의 섬세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자대학 학군단 설치에 지원했다"며 "이제 여러분이 그 맥을 이어 최고의 여성 장교로 성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화여대 학군단은 2010년 숙명여대, 2011년 성신여대에 이어 세 번째 여성 학군단으로 출범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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