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환승센터 주차 1천850면 불과…비슷한 규모 울산 절반 수준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평일에도 늘 주차장이 만차라 올 때마다 애를 먹네요. 아기를 데리고 일찌감치 집에서 나서지만, 기차를 놓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지난 21일 광주송정역 주차장 앞.
점심 전후를 제외한 대부분 시간대에 주차장 만차를 알리는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네살배기 딸의 병원 치료를 위해 이날 오전 광주송정역 주차장에 주차하고 KTX로 서울에 다녀온 강선아(36·여)씨는 평일에도 한참을 기다려 빈자리가 나길 기다려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15년 4월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이어 지난해 12월 수서발 고속철(SRT) 운행이 시작되면서 광주송정역의 일일 이용객은 평일 1만7쳔여명, 주말 최고 2만5천명에 달한다.
그러나 주차공간은 이용객 수가 비슷한 울산역 1천44면의 절반 수준인 597면에 불과해 매일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역 맞은편 1913송정역시장도 방문객이 평일 2천명, 주말 6천명에 달함에도 공영주차장이 한곳(40면)뿐이라 인근 골목과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이 종일 진을 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시외버스 터미널, 상업시설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까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됨에 따라 역 주변이 그야말로 주차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의 규모는 지하 5층, 지상 9층 연면적 18만9천825.5㎡(부지 1만7천300㎡)로, 이 중 지하 5개 층에 1천850면의 주차공간이 들어설 계획이다.
현존하는 광주송정역 1주차장(397면) 공간은 환승센터 부지에 포함돼 없어질 예정이다.
광주시는 애초 전문가 용역 결과 향후 20년 이내에 환승 수요가 3만5천∼5만4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토대로 법정주차면적(890면)보다 많은 1천850면의 주차 면적을 계획했다.
그러나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광주송정역 이용객 급증과 인근 상권 발달 속도를 볼 때 복합환승센터 개장 직후부터 이용객이 5만∼6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광주시도 이러한 가능성을 알고 있지만 부지 면적·고도 제한으로 지하층을 여러 개 만들면서 건설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임대수익을 낼 공간을 줄여 주차 면적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슷한 규모의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이용객 예상치 역시 광주보다 훨씬 많다.
2018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착공하는 울산 복합환승센터는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18만1천586m²규모(부지 7만5천400㎡)로 조성된다.
시행사인 롯데울산개발 측은 환승시설과 쇼핑몰, 아웃렛, 극장, 키즈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 이용객이 2023년 1일 7만2천3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주차장 3천94면을 건설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판매·문화시설 비중이 울산보다 작아 이용객 규모나 주차 수요가 당초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차장 증설보다는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보완해가겠다고 해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판매·문화시설 면적 비중이 30%로, 울산보다 주차 수요가 훨씬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시장이 인접해 대형마트 입점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전체 공간의 49%에 자동차를 테마로 한 전시·판매장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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