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윤종-서영우는 '묵묵부답'
(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심각한 부진에 빠진 봅슬레이 대표팀이 조용히 귀국했다.
남자 2인승 부문의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6·경기BS연맹) 조와 이용(39) 총감독 등은 올 시즌 해외 일정을 모두 마치고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당초 선수단은 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윤종-서영우 조가 18~19일 독일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1위의 충격적인 성적을 거두면서 급히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입국장을 빠져나온 원윤종, 서영우는 인터뷰 요청에 "안 될 것 같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용 총감독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엔지니어 교체'를 꼽았다.
부자지간인 스위스 출신의 한슐리 쉬즈, 파비오 쉬즈는 썰매 날 관리를 책임졌지만, 이번 시즌 도중 대표팀을 떠났다.
이 총감독은 "경기장과 트랙 상태, 날씨 등에 따라 날 관리, 선택을 달리해야 하는데 쉬즈 부자가 떠난 뒤 총체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급히 미국인 엔지니어를 영입했지만 쉬즈 부자에 비해 날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고 한다.
이 총감독은 "정식 계약한 것은 아니다. 급해서 일단 데리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쉬즈 부자는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까지만 대표팀과 함께했다.
그 대회에서 원윤종-서영우 조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 시즌 유일한 메달이다.
이후 성적은 2차 4위, 3차 5위, 4차 8위, 5차 8위, 6차 16위 7차 11위다. 급기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 총감독은 쉬즈 부자가 대표팀을 떠난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감독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던 영국 출신의 맬컴 로이드 코치는 지난해 1월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후 새로 영입한 코치와 쉬즈 부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 이 총감독의 전언이다.
이 총감독은 "조직 정비를 하는 게 가장 급선무"라며 공항을 떠났다.
한국 봅슬레이의 간판인 원윤종-서영우 조는 지난 시즌을 세계랭킹 1위로 마치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시즌 8번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땄다. '올림픽 모의고사'로 불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에 올랐다.
썰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선수로서 거둔 기적 같은 성과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지금까지 치른 7번의 월드컵에서는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현재 세계랭킹은 7위지만, 이마저도 경쟁팀과 달리 한 번도 대회에 빠지지 않고 출전해 조금씩 포인트를 쌓았기에 가능한 등수다.
올 시즌 해외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다음 달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8차 월드컵 겸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만 남겨놓고 있다.
1년 뒤 이곳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원윤종-서영우 조가 '올림픽 전초전'인 평창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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