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중시하던 文, 정세현 악재에 '난감'…조기 진화 나서

입력 2017-02-21 18:13  

'안보' 중시하던 文, 정세현 악재에 '난감'…조기 진화 나서

표창원·전인범 등 영입인사 잇따라 '구설'…외부서 전방위 공세

文 "피살 사건, 패륜 범죄" 안보불안 불식 나서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의 캠프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김정남 피살 사태 관련 발언으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정 전 장관이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납치사건 등 과거 한국 정치사에서의 사건들과 비교하면서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문 전 대표로서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에 이어 정 전 장관까지 외부영입 인사들의 발언으로 잇따라 곤욕을 치르는 셈이다.

특히 문 전 대표가 탄핵정국에 집중하면서도 대북 이슈만은 예외로 하며 '안보 챙기기'에 몰두해온 만큼 이번 발언은 더욱 아프게 느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번 (피살) 사건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라고 정 전 장관의 입장에 강력하게 선을 그으면서 논란의 조기 차단을 시도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태고종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피살 사건은) 패륜적 범죄 행위라는 것이 저의 입장이며, 인류가 규탄해야 할 테러범죄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표가 "정 전 장관의 말씀도 그와 다른 뜻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국정 조언을 듣고자 영입한 국정자문단 수장의 발언을 이례적으로 강력히 부인한 셈이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대변인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전 장관의 발언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처럼 논란 차단에 적극 나선 것은 자칫 이번 일로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이 불안하다'는 일각의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 발언이 알려지고서 다른 정당에서는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겨냥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대선에서 당선되면 북한 비위 맞추기나 하려는 게 아닌지 국민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고,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이런 왜곡된 인식에 과연 문재인 전 대표도 동의하는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야권인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문 전 대표는 정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 책임 의식을 갖고 국민 앞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전 대표로서는 논란이 길어진다면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는데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정 전 장관의 발언에 확실히 선을 긋고서 22일에는 전직 장성들로 구성된 자문단과 함께 안보현안 회의를 하는 등 안보 행보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영입인사들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면서 문 전 대표가 영입 때 검증이나 이후 이들의 메시지 관리 등에 신경을 더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전 대표의 지지를 표명했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경우 부인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아울러 전 전 사령관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총선 당시 문 전 대표의 '영입 1호' 인재였던 표창원 의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누드 그림이 전시된 행사를 주최했다가 당의 징계를 받았다.

당시에도 문 전 대표는 표 의원을 향해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하며 강력히 대응한 바 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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