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무기업체 사장 밝혀…최근 긴밀해지는 양국 협력 관계 반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트라이엄프'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무기 개발·생산·수출 지원 업체 '로스테흐' 사장 세르게이 체메조프는 20일(현지시간) "터키와 S-400 미사일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자금 조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터키가 방공미사일 S-300이나 S-400 등의 구매에 항상 관심을 보여왔지만 아직까지 공급은 없었다"면서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미국이나 유럽의 영향권 하에 머물면서 주로 서방 무기를 수입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터키의 러시아 방공미사일 수입 검토는 지난해 중반부터 긴밀해지고 있는 양국 간 협력관계를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 2015년 11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이후 군사 분야 협력을 전면 중단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관계 회복에 합의하면서 경제, 군사 분야 협력 등이 되살아나고 있다.
터키의 S-400 미사일 구매가 실현될 경우 나토 회원국에 첨단 러시아 무기가 공급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지금까지 S-400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외국 국가는 러시아와 사상 유례없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유일하다.
중국은 앞서 2014년 러시아와 S-400 미사일 3개 포대분 수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9년까지 도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중국의 계약액은 3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러시아의 전통 우방인 인도 정부가 지난해 10월 러시아 정부와 S-400 구매 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본 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
인도는 50억 달러에 상당하는 5개 포대 분량의 S-400 미사일을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400 방공미사일은 지난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파괴할 수 있다.
한꺼번에 100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동시에 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사거리가 400㎞인 S-400은 특히 레이더에 거의 걸리지 않는 미국의 B-2 폭격기, F-117 폭격기, 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들을 탐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2015년 말부터 시리아 라타키아 공군기지에도 배치돼 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공습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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