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대한항공[003490]이 이란 노선 신규 취항을 잠정 중단하면서 정부에 운수권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21일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테헤란 노선 운수권의 사용 기한인 다음 달 11일까지 취항이 어렵다고 판단, 국토부에 운수권 취소 유예 신청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테헤란 노선의 3월 취항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금융·시장 여건이 갖춰지는 상황을 주시하면서 취항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로부터 운수권을 받은 항공사는 1년 이내에 해당 노선을 취항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운수권이 취소된다.
대한항공은 작년 3월 11일 인천∼테헤란 노선의 주 4회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대한항공의 이란 취항이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이란 정부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달러화 거래가 제한돼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이란에 대한 기본 제재는 풀었으나 금융 제재는 유지했다.
이 때문에 달러화 거래가 제한되면서 달러로 결제·송금하는 대한항공이 현지 지점 개설은 물론 항공권 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기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분위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토부는 대한항공에 운수권 취소를 유예해야 하는 근거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며, 자료를 받는 대로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중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운수권 취소를 유예한 적이 있다"면서 "대한항공 측의 설명을 보고 취소 유예가 가능한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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