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잔혹사 눈감자는 얘기는 아냐…왜 북풍으로 연결되냐는 것"
"인권 문제로 접근해서도 안된다는 생각…文 안보관과는 별개"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임형섭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1일 자신이 '김정남 피살' 사태를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에 비유한 것에 대해 "권력의 속성을 안보문제로 비화하지 말라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었지, 김정은 체제의 잔혹사에 눈을 감자는 얘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납치사건 등 과거 한국 정치사에서의 사건들과 비교하면서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정남 사건은 권력투쟁의 골육상잔 문제인데, 이를 안보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은 안된다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력은 기본적으로 잔혹하다. 권력투쟁이라는 것이 그런 속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게 만든 일이나,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등을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마오쩌둥 시대에는 얼마나 철저하게 (정적을) 제거했겠나"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우리가 북한을 비난할 처지가 아니다'라는 발언의 진위에 대해서는 "북한의 행동을 충분히 비판할 수 있다. 비판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권력의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서로에 대해 권력의 잔혹함을 비판하는 것은 맥락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나아가 이 사안이 안보문제로 연결되거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정당성을 보완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려고 했다. 왜 북풍으로 연결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이 문제는 권력투쟁의 문제이기 때문이 인권문제로 만드는 것도 옳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전체 인터뷰 동영상을 보면 이런 맥락이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며 "전체 맥락이 아닌 일부만 소개되면서 진의가 잘못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으로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이 공격받는다는 지적에는 "자문단 공동대표라고는 하지만 내가 문재인이 아니지 않나. (나와 문 전 대표는) 아직 안보문제로 의견을 나눈 적도 없고 관계가 없다"며 "나는 차기 정부에 들어가 장관으로 일할 사람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 캠프의 자문단 공동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문 전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내 발언을 공격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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