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주간 평균 이용자 649만명…국내 게임 매출 2위 유지
이용자 이탈 속 업데이트·제휴 마케팅으로 반전 노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증강현실(AR)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가 한국 출시 한 달을 맞았다.
지난달 24일 국내에 지각 출시된 '포켓몬고'는 한파 속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 속에 인기가 한풀 꺾이는 양상이지만, '반짝 흥행'으로 끝날 것으로 치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 약 2만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포켓몬고 출시 이후 이달 19일까지 약 4주간 하루 이용자 수는 평균 387만명으로 추정됐다.
포켓몬고 하루 이용자 수는 출시 5일째인 지난달 28일 52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해 이달 16일 287만명까지 줄었다가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된 17일부터 회복세를 보여 19일에는 349만명을 기록했다.
주간 사용자 수는 평균 649만명으로 파악됐다. 일주일 동안 65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 차례 이상 게임을 해봤다는 의미다.
게임을 지우지 않고 있는 설치자는 19일 기준 809만명으로 추정됐다.
포켓몬고는 구글 플레이의 국내 게임 매출 순위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한때 매출 순위가 4위까지 하락했으나 21일 기준으로는 2위를 회복했다.
인기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경쟁 게임 대비 우위를 지키는 셈이다.
포켓몬고는 국내 출시와 동시에 열풍을 일으켰다. 앞서 출시된 북미 지역과 달리 야외 활동에 제약이 큰 겨울에 출시된 데다 6개월이 지난 '구형 게임'이라는 점이 흥행의 발목을 잡으리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들어맞지 않았다.
출시 당일에만 291만명이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박 게임'으로 불리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설 연휴(1월 26∼30일)와 맞물리면서 출시 첫주 주간 사용자 수는 698만명에 달했다.
포켓몬이 많이 출몰하는 지역에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용산 전쟁기념관과 부산 유엔기념공원 등 역사적 장소들이 포켓몬고 명소로 알려지면서 화제로 떠올랐다.
갖가지 부작용도 속출했다. 출입금지지역에 무단 침입하거나 차를 타고 포켓몬을 쫓다 곡예 운전을 하는 사례들이 이어졌다.
지난 7일 대전에서는 포켓몬고를 하던 30대 운전자의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을 들이받기도 했다.
급기야 경찰은 운전 중 포켓몬고를 이용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나섰다.
온라인에서는 레벨을 쉽게 올리기 위해 위치정보(GPS) 조작, 자동 사냥, 계정 거래 등이 성행했고, 게임 진행을 돕는 보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출시 2주차에 들어서면서 포켓몬고의 인기는 주춤하기 시작했다. 출시 11일째인 이달 3일 하루 이용자는 414만명으로 정점 대비 21% 감소했다.
미국과 비교하면 정점에 이를 때까지 걸린 시간도 짧았고 감소 속도도 빨랐다.
개발사 나이앤틱은 이달 17일 처음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새 포켓몬 80여종을 추가했고, 배경 음악과 야간용 지도의 모양도 바꿨다.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인도·유럽 등지에서 제휴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제휴 업체의 매장에는 포켓몬고 체육관과 아이템 보급소인 포켓스톱이 들어서게 된다.
나이앤틱은 작년 12월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와 제휴 계약을 맺었고, 업데이트 당일에는 유럽 최대 쇼핑몰 체인인 유니베일-로담코와 제휴를 전격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제휴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앤틱과 세븐일레븐 측은 출시 한 달을 맞는 23일 전국 7천700개 매장을 포켓스톱이나 체육관으로 지정하는 파트너십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업계에서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키우는 포켓몬고의 게임 방식과 콘텐츠가 제한적인 만큼 이용자 이탈을 막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 이용자 수가 국내 최고 수준이고, 감소 폭도 다른 게임에 비해 크지 않아 당분간 인기 게임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와 이용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설치자가 800만 명에 달한다"며 "날씨가 풀리고, 제휴 업체가 늘어나면 사용 빈도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