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 르펜, 히잡착용 거부해 레바논 종교지도자 면담 불발

입력 2017-02-22 00:21  

佛 극우 르펜, 히잡착용 거부해 레바논 종교지도자 면담 불발

이슬람지도자 측 "관례 거부, 무례한 행위" 비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극우정당 대선후보 마린 르펜(49)이 레바논의 이슬람교 지도자를 만나려다가 히잡 착용을 거부, 실랑이 끝에 면담이 불발됐다. 해당 종교단체는 "무례한 행위"라며 르펜을 비난했다.

AP통신과 프랑스언론들에 따르면 레바논을 방문 중인 르펜은 21일 아침(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수니파 이슬람 지도자인 셰이크 압델 라티프 드리안을 방문해 면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르펜은 이슬람지도자 측의 사무실에 도착해 보좌관이 머리에 쓸 흰색 스카프를 건내자 몇 분간 측근들과 상의를 하더니 스카프 착용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슬람 율법은 여성들에게 외출 시에 머리 부분을 히잡 등으로 가리도록 하고 있다.

르펜은 결국 면담을 하지 않고 약속장소를 벗어나며 기자들에게 "나는 어제 히잡을 착용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상대방 측이 면담 약속을 취소하지도 않았다"면서 "그래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도록 허용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내게 스카프를 착용하라고 했지만, 그러지 않겠다"고 말하고 약속 장소를 떠났다.

르펜이 이슬람 관습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면담 약속까지 깨버리자 해당 종교단체는 성명을 내고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들은 "율법에 따라 종교지도자 면담을 할 때 머리 부분을 가려달라고 르펜 후보 측에 요청했다"면서 "관례를 거부한 것은 무례한 행위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르펜은 과거 이집트의 수니파 이슬람교 최고지도자와 면담할 때도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적이 있다.

르펜의 이날 히날 착용 거부 헤프닝은 프랑스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와 세속주의의 원칙인 '라이시테'를 강하게 신봉해온 입장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는 라이시테 원칙에 따라 히잡과 십자가 등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는 행위를 공공장소와 고등학교 등에서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평소 이슬람교에 적대적인 의견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르펜은 프랑스 내 무슬림들을 염두에 두고 라이시테의 확대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르펜은 전날에는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도 면담했다. 수니파 이슬람교도인 하리리 총리는 평소 르펜이 이슬람교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온 데 대해 "이슬람교 및 무슬림과 테러리즘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는 것은 가장 최악의 실수로, 레바논은 프랑스를 인권의 본거지이자 민족·종교·계급으로 차별하지 않는 국가로 여긴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베이루트 시내에서는 르펜의 레바논 방문에 항의하는 집회도 열렸다.

한 집회 참가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이에 르펜이 있는 그림과 '네오 파시스트들'이라는 글귀가 적힌 푯말을 들기도 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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