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의 군사 동맹인 한국이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으로부터 '시범타'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계획을 둘러싼 중국의 보복 논란과 관련해 21일(현지시간) 이 같은 취지의 해설기사를 실었다.
WSJ는 중국이 제재나 응징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한국산 화장품, 유커들의 한국 관광을 차단하고 K-팝 스타들의 방중까지 퇴짜를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의 완력 때문에 수출주도형 경제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깨달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WSJ는 "한국이 극도로 중요한 미국과의 방어동맹과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과의 통상관계에 끼고 말았다"고 상황을 요약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응징이 암시하는 바가 미국의 다른 우방들에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다른 우방도 모두 미국의 안보 우산 속에서 점점 증가하는 중국과의 교역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WSJ는 미국의 우방들이 '미국이나 중국', '안전이나 번영'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한국처럼 억지로 몰리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방 중에 가장 먼저 응징을 당하고 있는 한국은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다른 동맹인 호주는 의존도가 3분의 1이고, 대만은 중국 대륙의 광대한 전자제품 시장을 잃으면 경제성장 동력이 꺼질 수도 있는 처지다.
게다가 중국은 경제성장 속도가 최근 들어 둔화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미국보다 4배나 빨라 교역국들이 점점 더 많은 눈치를 봐야 하는 형국이다.
WSJ는 중국이 경제 협박을 통해 한국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면 증가하는 북핵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으로 새 불확실성에 신음하는 지역에 섬뜩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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