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지난해 3월 구입 후 군립미술관 수장고 보관
박물관 건립 시기 불투명…군 "나비축제 때 전시회하겠다"
(함평=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전남 함평군이 수십억원 예산을 들여 구입한 추사 김정희 작품들이 1년가량 수장고 신세를 지고 있다.
추사 박물관 건립을 명분으로 구입한 작품들은 박물관 건립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수장고 보관 기간은 더 늘어나게 됐다.
22일 전남도교육청과 함평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3월 안백순 이헌서예관장이 보관하고 있는 추사 김정희 작품 30점을 예산 35억원을 들여 샀다.
당시 함평군은 작품 30점 구입 조건으로 안백순 이헌서예관장으로부터 50점을 무료 기증받아 총 80점을 확보했다.
함평군은 작품 80점을 함평군립미술관 수장고에 보관했다.
함평군은 전남도교육청과 협약에 따라 함평여중·여고 부지에 추사 박물관을 건립해 전시하려고 이들 작품을 구입했으나 함평여중 이전 계획이 무산되면서 건립 부지와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거점 중·고 육성 계획에 따라 함평여고는 내년 3월 이전하는 데 반해 함평여중은 이전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현재로썬 함평여중 이전 계획이 없어 함평여중·여고 부지에 박물관을 건립하려는 계획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3의 박물관 건립 부지를 물색할지 등을 함평군과 협의해야 한다"며 "전남도교육청 예산으로 박물관을 건립·운영한다는 기본 계획에는 변함이 없지만 건립 시기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박물관이 건립될 때까지는 군립미술관 수장고에 보관할 수 밖에 없다"며 "오는 4월 나비축제 때 군립미술관에서 추사 작품 전시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함평군이 박물관 건립 시기가 불투명한데도 성급하게 예산을 들여 추사 작품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2018년 함평여중·여고가 이전하면 박물관이 건립될 것으로 생각해 미리 작품을 사들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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