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中보다 美 급히 방문…외교 프로토콜 한쪽에 안쏠려야"(종합2보)

입력 2017-02-22 14:02   수정 2017-02-22 14:07

안희정 "中보다 美 급히 방문…외교 프로토콜 한쪽에 안쏠려야"(종합2보)

"中도 오랜 친구로 잘 지내야 할 나라…서울 남북회담도 좋아"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집권해서 당장 재개하자는 것은 아니다"

"탄핵 기각, 끔찍한 사태로서 상정하지 않아"…"개헌 관련 특별법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차기 대통령의 외교정책과 관련해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이 세팅되는 올해 여름 전에 미국을 급하게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나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의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 중 어디를 방문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안 지사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고 전략을 세팅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국과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다만 "중국도 오랜 친구로 잘 지내야 할 나라"라며 "외교적 프로토콜이 한쪽에 쏠리듯이 행보를 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선거라는 상황에서 너무 요동치게 전략을 짜는 것은 불안하다는 측면 때문에 안정적인 스탠스를 취하자는 것"이라며 "전략적 한미동맹이라는 틀에서 자주국방을 지향하면서도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위치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집권해서 당장 재개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평화적으로 풀자는 기조를 유지하자. 그러나 그 사이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는 상황이 온다면 제재에는 제재대로 동참해야 한다. 외교적 레버리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회담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대화가 된다면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면서도 "다만 무조건 정상회담을 전제로 몰고가기는 어렵다. 대화가 시작돼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예전 정상회담에서는 순안공항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나오는지도 모르는 채 갔던 굴욕도 있었다'는 질문이 나오자 "대한민국이 뽑은 대통령으로서 권위, 안전 등에서 품위있는 의전 절차를 만들겠다"라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과 관련해서는 "탄핵기각을 상정하지 않는다. 끔찍한 사태"라며 "헌법재판소가 국회에서 가결한 것을 존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상실감을 생각하면 '당연히 존중해야죠'라고 하기는 어렵다. 또 국민의 분노가 사회에서 표현되는 것은 헌법적 권리"라면서도 "국민과 공감하는 것과 헌정을 책임지는 정치인으로서 다른 결론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개헌도 반드시 추진하겠다면서 "개헌 관련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논의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연정 제안에 대해서는 "개혁과제에 동의하는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과 손을 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헌법을 나라의 현실에 맞춰 운영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협치와 대화의 능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헌법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지사를 향해 '경제정책이 구체성이 없어 맹탕이다'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하자 "맹탕이라고 누가 그러던가"라고 반박하면서 "과거 국가주도형 중화학 산업 육성전략으로 일자리를 늘려 왔지만, 이제는 이수종갱신(異樹種更新·다른 종류의 나무로 바꿔 심는 것)을 해서 새로운 과실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방형 통상국가 전략은 피할 수가 없다"며 "그때그때 위기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주제별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개혁입법을 일괄로 처리할 필요도 있다"며 "복합처방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증세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세금을 올릴까 말까 묻는다면 대선 국면에서는 촉박한 논쟁"이라며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더 넓은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안 지사의 과거 이념 성향 논란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과거 북한 추종 성향이 있었다'는 언급에는 "이제 이념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나. 왜 계속 그 시대에 머무르며 불신과 불안을 얘기하나"라며 "전향서까지 하나하나 다 써야 하는가. 좀 (그 시대에서) 벗어나자. 저는 우리 헌법과 이념 체제를 수호하려고 노력하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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