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우크라이나 재벌로 러시아 정·관계에 발이 넓은 드미트리 피르타시 (51)가 뇌물 공여 혐의로 미 연방 검찰에 기소돼 오스트리아에서 체포된 지 약 3년 만에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 정계 실력자이자 에너지업계 거물인 피르타시의 미국 송환을 승인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지난 2014년 미 당국의 요청에 따라 피르타시를 체포해 조사를 벌여왔다.
피르타시는 DF 그룹 회장으로, 동유럽 최고 갑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미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은 2013년 6월 피르타시 외 5명을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인도 관리에게 1천850만 달러(약 211억 원) 상당의 뇌물을 주고 그 대가로 티타늄 광산 채굴권을 따낸 뒤 이를 미국 기업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 제작 소재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피르타시가 크렘린 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매니저였던 폴 매너포트와 친분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 정계에 영향력이 있는 피르타시를 기소,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기 위한 목적이라고 풀이한 바 있다.
피르타시는 작년 11월 돈세탁 혐의로 스페인 당국의 체포 영장이 발부돼 빈 경찰에 체포돼 법원에서 1억7천400만 달러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으나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다시 구금됐다.
스페인 검찰은 피르타시가 파나마에 설립한 해외 기업을 통해 수천억 유로가 넘는 규모의 부동산 투자 사기를 벌였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스페인 영장이 피르타시의 미국 송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빈 지방 법원은 피르타시의 미국 송환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렸으나, 이날 항소법원이 송환 승인 결정을 내렸다.
시카고 abc방송은 피르타시의 혐의가 유죄로 확인되면 재산 몰수와 함께 최대 징역 50년 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피르타시의 시카고 송환이 실제 이뤄지기 위해서는 볼프강 브란트슈테터 오스트리아 법무장관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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