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안보 트로이카, 아프간·이라크 참전 신세대 군 지휘부"
"고루한 정통 노선과는 거리… 트럼프에는 '적격' "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시대 백악관 '상황실'에 베트남전 이래 가장 치열한 미국의 전장인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에서 활약한 장성 3인이 포진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남부사령부 사령관을 국토안보부 장관을 맡긴 데 이어 20일(현지시간) 현역 육군 중장인 허버트 R. 맥마스터 육군 중장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맥마스터를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 이라크참전 장성들로 강력한 안보 트로이카를 구성하게 됐다면서 국방·국토안보·국가안보보좌관 등 안보 수뇌부를 장성출신으로 동시에 임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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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외교 안보 정책 논의의 최고 사령탑 격인 국가안보회의(NSC) 당연직 참석명단에 이들 세 사람이 오른 것은 2001년 9·11 사태로 시작된 아프간과 이라크 침공 전 와중에 성장한 새로운 군 지휘관 세대의 부상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신세대 군 지휘관들은 각자 패전의 실상을 현장에서 똑똑히 목격한 후 똑같은 실수를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지 교훈을 얻었다. 이들은 또 군 수뇌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이라크참전 경력을 가진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주)은 "신세대 장군들은 이라크 파병 미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던 2004년, 2005년, 2006년 시기에 고군분투한 장본인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이라크에서 보안군과 정규군 부대가 우선으로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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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마스터를 국가안보보좌관에 천거한 코튼 의원은 이어 "이라크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 신세대 장군들은 예전 선배 장군들보다 아마도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코튼 의원은 "정통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는 대통령인 트럼프에게는 장시간 기존에서 벗어난 견해를 표시하면서도 그것이 올바르다는 것을 입증해온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오히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무직에 대한 군 장교들의 선호 현상을 우려하지만, 대부분은 매티스, 켈리, 맥마스터 등 세 사람이 트럼프 행정부의 '나쁜 생각'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환영할만하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 근무 경력이 전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빈번하게 만날 가능성이 큰 맥마스터는 국방부, 국무부, 의회, 중앙정보국(CIA) 등 유관 기관들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당분간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숀 스파이서 대변인 등 트럼프의 최측근들을 다루는 방법도 터득해야 한다.
이들 3인방이 트럼프의 안보구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들 장성이 전장의 전과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고 NYT는 말했다.
매티스와 맥마스터는 '학자-군인'으로도 유명하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 지휘부의 실정을 분석한 논문으로 명성이 자자한 맥마스터는 미 육군의 미래상을 재설계하는 작업을 주도해왔다. 또 역사학도인 매티스도 로마 시대의 키케로부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좔좔 인용하는 인물이다. 한 마디로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또 남부사령부 사령관으로 미국 남부 국경을 어떻게 방비하고 마약 밀매범들과의 전쟁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벌일 수 있는지 고민해온 데다 의회 해병대 최고 연락장교로 근무한 적이 있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전쟁이 이들의 경륜과 평판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은 이라크전의 실전 경험뿐 아니라 그 이상의 폭넓은 이해와 깊이를 가진 인물"들이라고 평가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고위 안보보좌관을 지낸 더글러스 루트 전 육군 중장은 이들 트로이카가 "백악관 상황실에 냉철하고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경험 사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바르노 전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이들은 전쟁의 냉혹한 현실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무력 사용에 보다 사려 깊은 접근법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들이 무력 사용을 회피하리라는 뜻이 아니다"면서" 이들은 백악관에서 누구도 갖지 못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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