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정의롭지 못해" vs "농단세력과 단일화하려면 한국당으로"
경선룰도 대립…여론조사 "60% 이상돼야" vs "20% 이상은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바른정당 대선 예비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22일 서로를 향해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보수후보 단일화와 모병제를 놓고서다.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가운데 상대방을 향한 공세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여론의 주목을 받고 당내 경선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남 지사는 유 의원의 '보수 후보 단일화'를 공략 포인트로 삼았고, 유 의원은 남 지사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모병제'를 문제 삼았다.
남 지사는 이날 이른 아침 페이스북에 '유승민 의원을 위한 충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남 시자는 유 의원의 보수 단일화 주장을 거론하며 "바른정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해당 행위일 뿐"이라면서 "국정농단세력과의 후보 단일화를 포기할 수 없는 유 의원이라면 차라리 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시길 권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ㆍ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는 보수 단일화가 아니라 국정농단세력과의 단일화"라면서"(자유한국당이) 친박 핵심세력들을 모두 단죄, 해체하고 새롭게 했을 때 그때는 함께할 수 있는 여지 생기지만 지금처럼 아무 변화 없는 상황에서 단일화 이야기하는 건 우리 스스로의 길을 부인하는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유 의원은 앞서 18일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를 방문해 자유한국당 등과의 합당 의사를 묻는 말에 "합당할 생각은 없다. 당을 합치지 않더라도 보수후보 단일화는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전북기자협회가 전주에서 주최한 초청 토론회에서 "빈곤을 이유로 군대에 가는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하다"면서 모병제 시행으로 아무리 월급을 준다고 해도 결국 전방은 가난 때문에 군에 오는 젊은이라고 지적했다.
남 지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수정예 '강군' 육성을 위해 모병제로 전환, 오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남 지사를 겨냥한 것이다.
유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한 남 지사 측의 공격에 조만간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과 남 지사 측은 당내 경선룰을 둘러싸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당 경선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민 여론을 70% 반영하고, 당원 여론은 30% 반영하는 경선 방식을 마련하고 최고위원회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의 여론 70% 가운데 50%는 안심번호를 이용한 여론조사 결과를, 10%는 타운홀 미팅 후 실시간 문자투표로 승자를 가리는 슈퍼스타 케이'(슈스케) 방식으로 국민 여론을, 나머지 10%는 일반국민 선거인단을 꾸려 국민 여론을 반영하기로 했다.
전체 30%를 차지하는 당원 여론의 경우 당내 대선후보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날 대의원 3천명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바른정당이 창당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전국적인 당원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국민의 뜻을 비교적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이며 현실적인 수단이 휴대전화 안심번호 여론조사밖에 없다"면서 "경선에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최소한 6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 측은 "여론조사는 그야말로 보조수단인데 바른정당 지지율에 비해 여론조사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게 잡혔다"며 "여론조사 20% 이상은 절대 받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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