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측, 변론종결 코앞서 탄핵소추 '필리버스터식' 비난

입력 2017-02-22 17:27  

대통령측, 변론종결 코앞서 탄핵소추 '필리버스터식' 비난

대리인단 잇따라 나서 소추 부당성 지적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채새롬 이재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탄핵심판 최후변론을 코 앞에 두고 "애초 국회의 소추의결 자체가 잘못됐다"며 재심리를 주장하는 '필리버스터'식 발언을 2시간 넘게 이어갔다.

대통령 측 구상진(68·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이 사건 탄핵소추는 적법 사실 조사를 하지 않고, 정당한 증거 없이 표결돼 매우 부실한 의결서로 제출됐다"며 "마땅히 각하돼야 할 중대한 흠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 변호사는 "국민 각계각층에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엄중한 질책을 하고 있는데 탄핵심판에서 이 점을 심리조차 않는 것은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중대한 위법"이라며 "그런데도 특정 재판관 임기만을 이유로 심판을 강행한다면 장차 여러 측면에서 말하기 어려운 위험을 초래할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한 대통령 측 조원룡(56·연수원 38기) 변호사도 "소추 과정, 결정문, 종국 결과 등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므로 헌재는 국가적 위신을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절차적 정당성과 합법성을 완벽히 충족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조 변호사는 "이 사건처럼 언론 기사 등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발의하거나 소추사유별 표결 대신 일괄 의결을 한 것은 모두 국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검찰 수사기록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헌재법에 규정돼 있음에도 이를 증거로 채용한 것 역시 위법하다"고 가세했다.

이들에 앞서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오후 2시 변론 개정 이후 발언 기회를 얻어 법리적 쟁점에 관해 조목조목 주장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강일원 주심재판관을 '국회 수석대변인'에 빗대는 등 헌재와 국회를 향해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김 변호사는 1시간 30분 넘게 홀로 발언하는 동안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변론하거나 재판관, 국회 측 권성동 소추위원을 향해 "이 정도 법률지식은 있지 않으냐"는 공격적 발언을 했고, 방청석에서는 술렁거리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재직했으며 미국 하버드 로스쿨 수료, 현대증권 부사장, 서강대 법대 교수 등 다양한 이력을 지녔다. 변협회장 선거 당시에도 '필마단기' 형태로 나서 당선돼 이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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