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미국이 외국 전문인력에 대한 취업비자(H-1B 비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이 비자를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가 미국 측에 이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고 요청했다.
22일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자국을 방문한 26명의 미국 하원 의원 대표단을 만나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인도 총리실이 전했다.
모디 총리는 의원들에게 기술을 갖춘 인도인들이 미국 경제와 사회를 부강하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전문 기술인력의 이동 문제에 관해 장기적이고 균형 있는 접근을 요청했다고 인도 총리실은 전했다.
모디 총리는 또 두 나라가 인적 교류를 더 활발하게 하는 것이 서로의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문제에 관해 모디 총리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인도 출신 미국 시민권자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도 만났다. 나델라 CEO는 최근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제한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직후 7개 이슬람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령한 데 이어 H-1B 비자를 조만간 제한하기로 하고 행정명령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안의 가장 큰 변화는 현재 연간 최대 8만5천건 수준인 H-1B비자 발급 수를 대폭 줄이고, 비자 발급을 위한 최저임금 요건을 현재의 두 배인 연간 13만 달러(1억 5천만원)로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H-1B 비자 신청자의 70%를 인도인이 차지하고 이들 상당수가 타타컨설턴시, 인포시스, 위프로 등 자국 IT 아웃소싱 기업 소속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새 규제안이 시행되면 연간 1천억 달러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인도 IT 업계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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