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이민·통상 등 난제놓고 기싸움 벌일듯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보안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멕시코 방문길에 올랐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불법체류 멕시코 이민자 추방,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잇단 '반(反) 멕시코' 정책으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 이견을 좁히지 쉽지 않아 보인다.
틸러슨 국무·켈리 국토안보 장관은 이날 오후 멕시코에 도착해 1박2일간 머물며,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비롯해 외교·재무·법무·국방 장관 등 각료들과 면담한다.
이번 방문은 멕시코 장벽 비용 부담 문제로 지난달 말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간 정상회담이 취소된 후 두 정상이 다시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양국 핵심 장관간 첫 회담인 만큼 장벽 비용 문제를 포함해 국경 보안, 밀입국 단속, 나프타, 국경세 등 양국간 난제를 둘러싼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저는 지금 멕시코와의 관계가 경이롭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사이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왕성한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멕시코 외교부도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틸러슨과 켈리 장관이 "상호 존중에 입각한 건설적이며 긴밀한 양국 관계를 구축하고자 실무적 방문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 미국은 멕시코에 비용을 넘기려는 반면 멕시코는 자주권 침해이자 미국의 필요 때문에 건설되는 만큼 부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나프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하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압박하자, 멕시코도 재협상이 안 되면 탈퇴도 불사하겠다고 맞불을 놨은 상태다.
한편 켈리 국토안보 장관은 멕시코 방문에 앞서 과테말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불법 이민을 막고, 불법체류 이민자를 인간적으로 다루고 가능한 한 빨리 출신국으로 돌려보내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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