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지지층 결집 의도…"당직자 출신 최초 대선후보"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주춤해진 상승세를 다잡기 위한 텃밭 민심 잡기에 나선다.
안 지사는 이번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야권의 텃밭인 호남을 방문한다.
24일에는 전남 순천에서 토크콘서트를 연 다음 여수 교동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하고 다음 날에는 전북 전주 촛불 문화제에 참석하는 등 호남을 훑는다.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호남을 찾았던 안 지사가 2주 만에 다시 이곳을 들르는 데는 전통적 지지층의 마음을 잡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선의 발언'을 사과하며 수습에 나서긴 했지만 이 발언은 야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안 지사의 선호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20∼22일 전국 성인남녀 1천508명 대상 실시. 신뢰도 95%, 표본오차 ±2.5%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2%포인트 떨어져 19.2%를 기록했다.
특히 지역별 지지도만 볼 때 광주·전라 지역(21.1%→14.2%)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우세를 선점한 충청 지역에 이어 '반(反) 문재인 정서'가 있는 호남 지역을 지지세 확산의 교두보로 삼겠다던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안 지사에게 호남은 경선 승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와 다름없다.
첫 경선지역인 호남에서 문 전 대표를 꺾는다면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광주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이인제 대세론'을 누른 '노풍(노무현 바람)'의 재연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 상황이라면 충청 지역 외에는 우세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힘겨운 승부를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안 지사 측에서는 호남에 투입되던 캠프 전력을 보강해 야권 지지층의 이탈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에 있던 호남 출신 캠프 활동가들이 호남에 많이 내려가서 경선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 방문을 하루 앞두고 안 지사는 서울 여의도에 새로 마련된 당사를 방문해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이 역시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을 막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당직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선후보가 됐다"면서 "후보가 돼서 당에 다시 돌아올 테니 잘 해보자"고 분위기를 띄웠다.
안 지사 측은 대선 공약도 당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당 정책연구소인 민주연구원에 정책협의를 요청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대선의 승리가 안희정 개인 혹은 캠프의 승리가 아니라 당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년간 당을 지켜온 당원이라는 점을 강조해 온 안 지사가 자신과 당의 '일체감'을 어필해 '집토끼'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편, 안 지사를 지지하는 변호사 119명은 이날 지지선언문을 내고 "변호사보다 더 투철한 법치주의자 안희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kj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