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이민 조치, LA 올림픽 유치에 찬물 끼얹나

입력 2017-02-23 11:09  

트럼프 반이민 조치, LA 올림픽 유치에 찬물 끼얹나

美금메달리스트 "많은 사람들 현 미국 상황에 불쾌해 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행정 조치로 로스앤젤레스(LA)의 오는 2024년 하계올림픽 유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경고했다.

2024년 올림픽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가 22일(현지시간) 유치 신청을 포기함으로써 LA와 프랑스 파리로 압축된 상태다. 오는 9월 페루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된다.

파리의 경우 테러 불안 요인으로 LA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었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강경 조치로 오히려 불리한 입장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육상 남자 110m 허들 세계기록보유자로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애리스 메릿과 지난해 리우올림픽 남자 멀리뛰기 금메달리스트인 제프 헨더슨은 2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트럼프의 잇따른 반이민 조치로 LA가 IOC 총회에서 표를 얻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메릿은 "LA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오는 9월 IOC 총회에서 미국이 패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이 현재 미국 내 상황에 불쾌해 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헨더슨도 "여행금지 조치로 인해 IOC가 미국에 투표하는 게 몹시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트럼프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며 나는 그를 위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육상 중장거리 스타 모 파라도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조치를 "미친 인종차별주의"라고 개탄하면서 자신도 현재 거주 중인 미국에서 더 이상 훈련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사상 첫 3번째 올림픽 유치에 나선 LA는 장점으로 TV 수입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 면에서는 뒤진다는 평가이다.

경쟁자인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는 장벽 대신 다리를 건설할 것"이며 "존중과 형제애, 단합의 가치를 통한 관계 구축의 이상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독일 출신의 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강력한 난민 옹호자로 '우월 의식을 가진 이기주의적' 사고를 비난한 바 있어 트럼프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LA 보다는 파리의 올림픽 개최 모토와 흡사하다.

한가지 변수는 올봄 프랑스 대선이다. 만약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이 당선된다면 파리도 LA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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