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권 있는 회장직 전념, 후임은 사이카와 히로토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1999년 경영위기에 빠졌던 닛산(日産)자동차의 재건을 지휘한 '카리스마 경영자' 카를로스 곤(62) 회장 겸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사장직에서 퇴임한다.
후임 사장은 지금까지 공동 최고경영자를 맡아 왔던 사이카와 히로토(63)씨가 취임한다고 닛산자동차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인사는 오는 4월 1일부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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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회장은 대표권이 있는 회장직에 전념하게 된다. 작년 그룹 산하로 들어온 미쓰비시자동차와 프랑스 르노를 총괄해서 조율하는 역할이 주된 업무가 될 것이라고 한다.
곤 회장은 이날 "18년간 육성한 닛산의 경영층에는 사업이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요구되는 능력과 경험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CEO직을 인계해 줄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는 코멘트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곤 회장은 "나는 계속해서 닛산의 회장으로서, 그리고 르노·닛산·미쓰비시의 경영을 조율하면서 감독과 지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향후 계획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전략적인 제휴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전략이나 사업상 진화에 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파트너 회사 간 제휴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곤 회장은 "앞으로도 제휴관계의 진화·확대를 지원하고,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지 파트너 회사의 도움이 되도록 지지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곤 회장은 경영위기에 처한 닛산을 재건할 역할을 맡아 르노로부터 보내졌다. 1999년 최고집행책임자(COO)에 취임했고 이후 닛산 재건을 착착 이끌어 2001년에는 닛산자동차 사장 겸 CEO에 올랐다.
2005년부터는 르노 사장도 겸직했다. 2016년 12월부터는 그룹 산하로 인수한 미쓰비시자동차 회장도 맡고 있다.
현재 공동 CEO인 사이카와 히로토는 2013년 4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닛산의 CCO(최고경쟁력책임자)를 맡았다. 도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이 회사에 입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사이카와 사장은 닛산의 직무는 물론이고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도 열정적으로 활약, 현재는 일본자동차공업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2006년부터 2016년 12월까지는 르노의 이사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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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카와 사장은 "곤 회장 아래 닛산이 우수한 경영진과 협력, 계속 좋은 실적을 올리고 발전하여 (르노·닛산·미쓰비시의) 제휴관계도 성공적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곤 회장의 CEO 퇴임 결정에 대해 닛산 측은 "곤 자신이 제안한 것을 기초로 회사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곤 회장은 2017년 6월 정기주주총회 뒤에도 회장을 연임하게 된다.
이번 인사에 대해 닛산 측은 "르노·닛산에 새로 미쓰비시자동차도 가담해 자동차업계 최고수준 그룹으로 커지면서 경영체제 재편 필요성이 생겨, 미쓰비시 인수 뒤 준비되고 계획됐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 뒤 시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도쿄증시에서는 닛산 주식이 전날보다 0.5% 떨어진 채 개장했고 미쓰비시자동차는 4일째 상승세를 타며 한때 3% 오르기도 했다.
투자가들 사이에는 "곤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다음세대에 경영을 인계하기 위해 필요한 체제를 구축했고, 성장 포석도 마쳐 사장교체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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