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해 온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정권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수사하자 현지의 북한 관련 기관 및 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차이나타운인 페탈링 스트리트의 한 업무용 빌딩에 입주해 있는 조선국가여유국(북한관광국) 말레이시아 사무소는 이달 초부터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23일 취재진이 확인한 사무실 문은 대형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이 건물 보안요원은 "대략 보름 전부터 문이 계속 닫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달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고 숨지기 수일 전부터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웃들은 북한관광국 사무소가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해당 건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도 북한관광국 현지 직원이 관리비 등 기타 경비를 내려고 다녀갔다", 이웃 사무실 직원은 "잠깐이라도 하루 한 번씩은 출근해서 일을 보고 가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관광국 사무소와 약 1.6㎞ 거리인 고려항공 말레이시아 지사는 아예 사무실 명패까지 떼버렸다.
고려항공에 사무실 공간을 빌려주고 있는 현지 사무실 대여 업체 측은 "얼마 전부터 직원이 출근하지 않고 있지만, 문을 닫거나 이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패를 제거한 이유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고려항공은 2014년부터 말레이시아 취항을 실질적으로 중단했으면서도 사무실을 계속 운영해 왔다. 북한관광국 말레이시아 사무소 역시 북한 관광 수요가 많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사무실들이 북한 공작원들의 활동 거점으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을 김정남 암살 사건의 연루자로 지목하고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은 암살 직후 출국해 평양으로 달아난 북한 국적의 핵심 용의자 4명을 공항에서 배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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