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 도민 대토론회…급증하는 가계부채 해소 방안 등 전문가 발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제주시 동 지역에는 아파트를 공급해 초과수요를 해소하고, 읍·면 지역은 기업 유치나 인프라 건설로 인구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롯데시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17 경제 활성화 도민 대토론회'에서 정수연 제주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다"며 "대기 수요가 사라지면 투기도 사라진다. 수요에 부합하는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도민 수요는 제주시 동 지역 500세대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인데 다세대 연립주택만 공급하고, 주택공급이 외곽에 이뤄진다면 미분양만 속출할 것"이라며 2013∼2015년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없다가 지난해 한화 꿈에그린, 해모로 청약에서는 경쟁률이 128대 1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택지 부족으로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가격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하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대단지 노후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다 보면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될 경우 청약경쟁이 과열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렇게 주택시장 과열화 요소가 잔존한다면 시장불안정성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제주에서는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전국 대비 아파트는 적고, 단독·다세대·연립은 전국 평균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또한 편의시설과 일자리가 집중된 제주시 동 지역 거주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서 무주택 서민, 청년, 저소득층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동 지역은 주택 공급에 집중하고 읍·면 지역에는 인구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기업 유치, 도시 인프라 건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전국에서 제주도의 가계부채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며 가계부채 해소를 위한 제주도의 정책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제에 따르면 제주도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규모가 2008년 1월 3조8천억원에서 2016년 11월 11조원으로 8년 만에 3배 규모로 늘었으며 2016년 11월 제주도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41.5%로 전국(12.8%)의 3.3배, 서울(11.2%)의 3.7배에 달했다.
가계부채는 수년간 은행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급증하다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으며,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증가율은 최근 들어 매우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조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적절한 수준으로 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며 "섣부른 서민금융강화대책보다는 취약계층의 소득 증대 방안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상환 능력과 의지가 있는 계층을 선별해 이들이 소득을 늘릴 수 있도록 취업이나 창업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이 '4차 산업혁명의 의의와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 했으며,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이 좌장 및 총괄발제를 맡아 토론이 진행됐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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