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말레이 경찰 김한솔 DNA 채취 계획 "모르는 일"

입력 2017-02-23 17:33   수정 2017-02-23 17:54

中 외교부, 말레이 경찰 김한솔 DNA 채취 계획 "모르는 일"

中 "양측 대화로 문제 해결하길 희망"…北 중립적 中 비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말레이시아 경찰이 마카오로 수사관을 보내 김정남 아들 김한솔의 DNA를 확보하려 한다는 계획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며 사전 협의설을 부인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 23일 정례브리핑이 끝난 뒤 말레이시아 경찰의 사전 협조 요청이 있었느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이와 관련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중국령인 마카오에 온 것이냐는 질문에도 "역시 잘 모른다"며 "중국은 사건과 관련해 진전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만 반복했다.

겅솽 대변인은 북한이 사건 발생 열흘 만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남 피살을 '공화국 공민의 심장 쇼크사'로 지칭한 것에 대해 보도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 매체 중국보(中國報)와 성주(星洲)일보 등은 말레이시아 경찰본부가 이날 오전 중 3명의 경찰관을 마카오에 파견, 현지 인터폴과 공조해 김정남 부인과 자녀의 DNA 샘플을 채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시종일관 중립적 입장에서 사건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피해 왔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겅솽 대변인은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사건에 대한 입장차가 너무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양측의 입장이 너무 다르므로 대화로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전통 우방'인 중국이 적극적 지지 없이 시종일관 중립적 태도를 보이자 관영 매체를 통해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기사에서 최근 중국이 북한산 석탄수입을 중단한 것을 겨냥해 "유엔 제재결의가 인민생활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입버릇처럼 외우면서도 이러한 조처를 하는 것은 사실상 우리 제도를 붕괴시키려는 적들의 책동과 다를 바가 없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매체는 이어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주대(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도 마치도 저들의 너절한 처사가 우리의 인민생활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며 핵 계획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매체는 비판의 대상을 '중국'으로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친선적인 이웃이라는 주변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해 중국을 연상시켰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발표하며 사건 배후에 북한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기정사실로 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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