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김정남 피살' 北 첫 담화는 내부용 메시지"

입력 2017-02-23 17:45  

WSJ "'김정남 피살' 北 첫 담화는 내부용 메시지"

"차단 노력에도 소식 확산…해외파견 충성파 단속 목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북한이 침묵을 깨고 23일 내놓은 첫 공식담화문이 무늬만 외부를 겨냥할 뿐 실제로는 내부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정남의 암살을 다룬 해외 뉴스가 급격하게 북한 내부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김정남 암살이 한국 주도하에 미국과 말레이시아가 함께 짜낸 음모라고 비난한 담화문은 이런 동요에 대처하려는 조치라고 풀이했다.

북한은 김정남이 지난 13일 숨진 이후 열흘 동안 침묵하다가 이날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첫 공식 반응을 내놨다.

북한은 김정남 피살을 '공화국 공민의 쇼크사'로 지칭하며 북한 배후설은 남한이 짠 '음모책동'이라고 비난했다.

WSJ는 외부에서 담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곳이 없다며 담화문 발표 자체가 위기를 맞은 북한 정부의 실태를 노출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이 수십 년 동안 독재 리더십에 대한 불만을 야기할 수 있는 외부 뉴스와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견고한 장벽을 쌓아왔다"며 "하지만 최근 북한에 송출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메모리 카드나 DVD 등의 기기가 널리 퍼지면서 이러한 차단막이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작년 10월 28세부터 80세에 이르는 북한인 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3명을 제외한 모든 응답자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외 매체 뉴스를 읽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번 김정남 피살사건을 둘러싸고도 북한 정권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 사실로 주목된다.

WSJ는 북한 정부가 김정남의 존재나 암살을 감추는 데 실패하면서 따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느끼고 결국 내부 북한인들을 겨냥한 담화를 냈다고 해석했다.

리처드 새뮤얼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국제연구센터의 연구원은 "이번 담화가 북한 내부로 보내는 메시지라는 것이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새뮤얼스 연구원은 해외에 파견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충성파를 단속하려는 메시지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내부나 외부 충신을 겨냥한 게 아니라면 해외에서 이번 담화문과 같은 주장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전혀 감을 못 잡는 북한 체제의 실상을 보여주는 단면일 수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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