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호박벌…공 굴려 먹이 얻는다

입력 2017-02-24 04:00   수정 2017-02-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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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호박벌…공 굴려 먹이 얻는다

英 연구진, 호박벌 연구 사이언스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그저 곤충이려니 무시하면 안 된다. 공을 굴려 먹이를 얻고, 동료의 행동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영리하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확인한 호박벌(bumble bee)의 지적 능력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2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됐다.




연구책임자인 라스 치트카 교수는 "벌이 자연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체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 특별한 실험을 고안했다"고 연구의 계기를 전했다.

연구진은 우선 지름이 7cm인 원형경기장을 마련하고 한 가운데 공이 들어갈 수 있는 동그란 홈을 냈다. 공이 홈에 들어가면 벌의 먹이인 설탕물이 나온다.

경기장 안에 들어간 벌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공을 홈으로 이동시켰고, 그 보상으로 달콤한 설탕물을 맛볼 수 있었다. 이런 훈련을 반복시키자 벌의 '공 나르기' 실력이 일취월장해 홈까지 이동하는 거리도 짧아졌다. 경기장의 지름을 14.5cm로 넓힌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다른 호박벌이 이런 행동을 모방하는 지도 확인했다. 훈련받은 벌이 공을 나르며 먹이를 얻는 모습을 본 벌들은 대부분 이 행동을 따라할 뿐 아니라 상황에 맞게 응용했다. 홈 근처에 여러 개의 공이 있다면 가장 가까운 공부터 굴렸고, 공의 색을 검은색 등으로 바꾸더라도 가까운 공을 고르는 행동에는 변함이 없었다.

치트카 교수는 "호박벌 역시 다른 동물처럼 복잡한 일을 해결하는 능력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곤충의 학습능력이 단순하다는 통념을 뒤집는 것"이라고 전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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